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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北주재 러 외교관, 짐수레 밀며 국경 넘었다…`코로나 봉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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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부, 두만강 철교 건너는 진풍경 공개

“3살 아기 태우고 짐 가득…어려운 귀국길”

北, 작년 2월부터 국경 닫고 교통·출입국 차단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귀국길에 짐수레를 직접 밀며 양국 국경을 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북한이 외부와의 통행을 틀어막으면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 8명은 25일 두만강 철교 철로 궤도 수레를 1㎞ 넘게 직접 밀며 두 나라 간 국경을 건넜다. 외교관 일행은 평양에서 34시간가량 기차와 버스를 타고 함경북도 나선시까지 온 상황이었다.

국경을 넘으면서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8명 중 유일한 남성인 러시아 대사관의 3등 서기관이 주로 수레를 끌었다고 외무부는 전했다. 수레에 탄 3명의 아이 중에는 세 살배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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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이 봉쇄되자 귀국하기 위해 직접 짐을 실은 철길 궤도 수레를 밀고 있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와 주북 대사관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과 자체 페이스북 계정 등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1년 이상 국경이 닫혀있고, 여객 운송이 중지돼 귀국하는 길이 길고 어려웠다”고 밝혔다.

외무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외교관 일행이 두만강 철교를 통해 국경을 넘은 뒤 환호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외교관 일행은 러시아 연해주(州) 하산역에서 다른 외교부 동료들을 만나 버스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으로 이동한 뒤 이날 오전 모스크바행(行) 항공기를 탄 것으로 전해진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외교관 일행의 귀국은 근무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완전히 걸어 잠근 상태다. 지난해 2월 초부터 외부 세계와의 연결 통로였던 중국, 러시아와의 항공·철도 교통을 전면 중단하고, 외국인의 북한 출·입국도 완전히 차단했다.

다만 외교관 등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출국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조처를 강화하면서 다수 외교관과 국제기구 직원들이 북한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해 7월 열차를 통해 러시아인 27명이 북한에서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해 3월 9일에는 북한 고려항공 소속의 특별항공편은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며 북한에 주재하는 외국 외교관 등을 실어나른 바 있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 초 북한이 지난해부터 1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했지만, 양성은 없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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