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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여야 합의된 '의사면허취소법', 정쟁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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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불거진 '의사면허취소법' 갈등에 사회적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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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통합조정된 사안...의협 반발하자 "왜 심기 건드리나" vs "의협에 실망"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의료법 개정안이 법사위에서 의결된다면 전국의사 총파업 등 전면 투쟁에 나설 거다.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대한의사협회)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의사단체가 이 문제로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국민에게 큰 실망을 드릴 거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하필이면 지금 코로나 사태가 계속 진행 중인 과정이고, 의사들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의사 심기를 건드리는 시도를 하는지 납득 가지 않는다."(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의료법 개정안은 이미 예전부터 나온 건데 갑자기 돌출된 거라고 하더라." 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싼 의협과 여권의 대립 상황을 보면서 얼마 전 들었던 야권 관계자의 말이 생각났다. 의사도 다른 전문직처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자격요건을 강화하자는 논의는 여야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회의에서 이미 합의돼 법안으로 추진됐다.

해당 법안의 최초 발의 시기를 봐도 이 논의가 얼마나 지난 건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의료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2020. 6. 22. 의안번호 제833호), 박주민 의원 (2020. 7. 13. 의안번호 제1824), 강선우 의원(2020. 8. 21. 의안번호 제3138), 강병원 의원(2020. 9. 28. 의안번호 제4320)이 대표발의해 국회 보건복지위가 통합·조정한 대안이다.

때문에 백신 접종 국면에서 나온 의협의 갑작스러운 선전포고는 다소 당혹스럽다.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오자 "결정을 내린 바는 없다"고 입장을 선회했지만, 언제든 다시 강경한 태도를 보일 여지를 남겼다.

문제를 키우는 건 여권의 적대적 태도와 야권의 편들기란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공세 본능'이라고 봐야 할까. 더불어민주당은 어느새 의협과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왜 의협의 심기를 건드리느냐" 등 발언으로 의협을 '갑'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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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면허취소법'은 이미 여야 합의가 끝난 만큼 정치권이 나서서 의협을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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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본능'. 한스 로슬링의 책 'FACTFULNESS'(팩트풀니스)'는 미디어와 사회 영향을 받아 사람들이 실제로 벌어진 현실을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본능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란 공포만으로도 힘겨운 지금 국민들은 정치권과 이익집단의 갈등을 두려운 눈길로 보고 있다.

로슬링은 책에서 '공포'와 '위험'을 구분하면서 "무서운 것은 위험해 보인다. 진짜 위험한 것보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에 지나치게 주목하면, 즉 공포에 지나치게 주목하면 우리 힘을 엉뚱한 곳에 써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가 힘을 써야 할 곳은 엉뚱한 대립이 아닌 코로나19 상황 극복이다. 의협도 대립 자체에 대한 비판을 의식했는지 국회 차원의 검토를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의료계 내부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저희도 이런 상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서 국회가 다시 한번 검토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은 이에 적극 응해 설득과 조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금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책무가 막중하다. 의사면허취소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추가 논의를 앞두고 있다. 정치권의 생산적 대화를 기대한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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