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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악화일로 한일관계' 전문가 진단은…도쿄올림픽에 일말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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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문제로 관계개선 엄두 못낼 것…4월 신사참배 시기 우려"

"도쿄올림픽 성사되면 한일관계 분기점…취소되면 훈풍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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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모습.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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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한일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일 양국은 102주년을 맞는 3·1절을 맞았지만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개최가 쉽지 않을 도쿄 하계올림픽에 '일말의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강제징용 피해 배상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에 대해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일관계는 악화됐다.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관리 강화조치를 시작으로 청와대의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결정사태까지 이어졌다. 또한 최근 대법원의 위안부 판결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항의하면서 양국관계의 냉각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 발을 맞추기 위해 한국 정부는 일본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무대응으로 관계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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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주년 3.1절을 앞두고 26일 경북 성주군 월항면 유월2리 마을입구에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성주군 제공) 2021.2.26/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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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정부 간 분위기는 '싸늘'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미국을 끌어들이기 위해 일본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위안부 대법원 판결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에 기존의 '사법부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 표명 말고 더 능동적인 해법을 내놓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측에서 구체적인 해결안을 강구하기 전까진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스가 요시히대 일본 총리는 지난달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측이 해법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전한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한국 쪽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발언했다.

강창일 신임 주일한국대사는 12일 취임 후 첫 상견례로 아키바 다케오 차관과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도 아키바 차관도 한일 갈등 현안 해법을 한국이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일 당국자 간 소통이 사실상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취임한 지 2주가 지났지만,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도 아직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모테기 외무상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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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3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2019.3.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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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관계 악화 지속될 듯"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파격적인 안을 꺼내지 않기 전엔 일본이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강경한 입장에 변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으로 스가 정권이 내부적으로 운신의 폭이 줄어어들고 있어 한일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 한일관계 개선에 나섰다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면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역풍이 불 수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지속해서 일본에 대화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일본 측에서 반응이 없다"면서 "일본 내부적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도쿄 올림픽 준비로 인해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기는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메시지로 관계 개선 메시지를 보이겠지만, 일본 정부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강제징용·위안부 판결을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하종문 한신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 3.1절 연설에서 일본이 원하는 강제징용·위안부 판결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일본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며 "또 4월 야스쿠니 참배 시기가 오면 양국관계는 더 시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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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2.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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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으로 분위기 전환?

도쿄 하계올림픽 성사가 한일관계를 이어줄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우리 정부가 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지지하고 있고, 이를 통해 동북아 평화 문제 등에 대해 협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 교수는 "도쿄 올림픽이 성사되는 분위기가 되면 양국 관계가 조금 부드러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단, 올림픽이 취소된다면 훈풍이 불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학교 교수는 "일본도 성공적인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서 한일·북일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도쿄 올림픽이 성사된다면 한일관계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묵은 감정 털어낼 수 있는 기회"라며 "정부 간에 꽉 막혀있을 땐 민간교류나 인적왕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에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이 이뤄진 점을 비춰봤을 때 도쿄 올림픽이 성사된다면 고위급 대화가 자연스럽게 성사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 당시 "한일 간 관계개선이나 교류를 촉진하는 그런 기회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때 아베 신조 총리 참석했듯, 도쿄올림픽에도 한국에서 고위급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도쿄 올림픽의 개최 성사 여부, 행사 규모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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