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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쿠오모, 또 성추문… 25세 보좌관에 “나이 든 남자와 해본 적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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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보좌관들 연이어 성추문 폭로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던 앤드루 쿠오모(63) 뉴욕주 주지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전직 보좌관의 폭로가 또다시 나왔다. 전직 보좌관인 린지 보일런(36)의 성추행 고발에 이어 이번에는 25세 전직 여성 보좌관 샬럿 베넷이 쿠오모 주지사가 자신에게 성적(性的)으로 접근해왔다고 폭로한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베넷에게 추근거리거나 부적절하게 행동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조선일보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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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베넷은 쿠오모 주지사의 보건정책 보좌관으로 일하던 작년 봄 이후쯤부터 그가 여러 차례 성희롱 발언을 하며 성적으로 치근덕거렸다고 주장했다. “성생활에 관해 묻거나 하거나, 한 사람과만 성관계를 맺는지, 나이든 남자와 해본 적 있는지 등을 물었다”는 것이다.

특히 작년 6월 5일에는 쿠오모 주지사가 사생활 관련해 여러 질문을 했고, 나이가 로맨틱한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고 주장했다. 베넷은 쿠오모 주지사가 20대 여성과의 관계에 열려있다고 말했다면서 이것이 성적인 관계를 제안한 것으로 느꼈다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 사태가 유행하면서 베넷에게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베넷은 쿠오모 주지사가 “아무도 안아줄 수 없다”면서 “내가 누굴 마지막으로 안았더라?”라고 물어왔다고도 했다. 베넷이 질문을 피하기 위해 ‘부모님 품에 안기던 게 그립다’고 답했는데, “아니, 나는 진짜 누군가를 껴안는 일을 말하는 것”이라고 쿠오모 주지사는 말했다고 한다.

베넷은 이런 상황에 대해 “쿠오모 주지사가 나와 함께 자고 싶어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끔찍하게 불편하고 두려웠다”며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지 생각했고, 내 비서로서의 일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베넷 씨는 쿠오모 주지사와 있었던 상황을 질 데스 로지어스 비서실장에게 알렸으며, 이후 보건정책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베넷의 멘토로서 행동해왔으며 “베넷에게 추파를 던지거나 부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할 의도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 사안에 대한 외부기관의 조사를 허가했다며 “모든 뉴욕 시민들이 조사 결과를 기다려 사실 관계를 파악한 뒤 판단을 내리길 당부한다”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번 사안에 대해 추가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쿠오모 주지사의 전직 보좌관인 린지 보일런 전 경제개발 특별고문은 3년 넘게 쿠오모로부터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보일런은 쿠오모가 업무 중 다가와 키스하거나 팔다리와 등을 쓰다듬고, “네가 여기 있는 여자들 중 제일 예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보일런은 또 쿠오모가 출장 중 비행기 내에서 내실로 자신을 불러 “스트립 포커(옷 벗기 내기를 하는 카드 게임)를 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오모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선물로 받았다는 시가 박스를 보여줄 땐 ‘이러다간 내가 모니카 르윈스키(클린턴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던 백악관 인턴) 꼴이 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 외에도 뉴욕주 요양원의 코로나 사망자 규모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최근 사실로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뉴욕 요양시설의 사망자는 9400여 명으로 집계됐는데, 실제 규모는 이보다 50% 이상 많은 1만 5000명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요양원에서 앓다가 외부 병원으로 후송된 뒤 숨진 이들을 통계에서 고의로 누락한 것이다. 최근에는 뉴욕 정가와 뉴욕포스트 등 지역 매체들에선 쿠오모 주지사를 탄핵으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쿠오모 주지사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냈으며, 뉴욕주 검찰총장을 거쳐 2011년부터 뉴욕 주지사로 재임하고 있다. 그의 동생은 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다. 뉴욕타임스는 쿠오모가 아버지 고(故)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에게서 난폭한 정치 스타일을 배웠다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마리오 쿠오모도 3선 주지사를 하고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왔던 거물로, 뉴욕엔 그의 이름을 딴 ‘쿠오모 거리’ ‘쿠오모 다리’가 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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