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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백신이 바꾼 투심… 40일 판 연기금, 경기민감주는 쓸어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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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국채 금리 오르는 등
경기회복 신호 곳곳서 나와
기술주 떨어지고 원자재주 들썩
연기금, 에스오일 1200억 매수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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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증시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에서 경기회복주로 투자 흐름이 바뀌고 있다. 금리상승이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행·레저, 은행·보험, 에너지, 산업재 테마주들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하순 이후 지속적으로 팔자에 나서고 있는 연기금이 경기회복주는 사들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월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26일까지 한 달간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에스오일(S-Oil)로 총 1201억원을 사들였다. 이어 2위는 롯데케미칼로 779억원, 3위는 LG디스플레이 679억원, 4위 OCI 521억원, 5위 KT 502억원 순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인상으로 국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2일 기준 연 1.922%를 기록하며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미국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가 급락하자 국내 투자자들도 콘택트주나 경기민감주, 원자재주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제품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는 디스플레이, 정유 등의 섹터에 대한 투자도 유효한 전략으로 꼽고 있다. 다만 금리 상승기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은행주도 관심 업종이지만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다소 상승동력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리플레이션 관련주를 고를 때도 이를 반영해 금리 상승이 가파를수록 시장을 이기는 확률이 오르는 종목을 고를 필요가 있다"며 "금리 상승폭이 가팔라질수록 코스피를 많이 이겼던 업종은 화학, 비철금속, 철강, 건설, 유통, 금융(은행·증권·보험)"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기금은 신세계, 롯데쇼핑도 각각 197억원, 190억원 등 4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소비 관련주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신세계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1.1% 줄어든 884억원, 매출액은 25.5% 감소한 4조766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가 본격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4차 재난지원금도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에 신세계를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등 변수가 있겠지만 소비가 얼마나 빨리 회복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코로나19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전제 하에 지난해 가장 부진했던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에 이어 카지노, 여행, 영화관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 역시 최근 시장 흐름이 바뀜에 따라 정유, 철강, 화학 등 전통 경기민감주를 추천 업종으로 꼽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에너지, 산업재, 금융 등 전통적 민감주에 더해 여행·레저와 산업재를 유망할 것으로 봤고, 삼성증권은 물가 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정유, 화학, 철강을 추천했다. 이에 포스코,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삼성물산, 신세계 등을 추천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들의 프리미엄은 다소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 언택트보다 콘택트, IT 소프트웨어 보다는 IT 하드웨어, 경기 방어주보다는 경기 민감주로의 비중 확대를 권한다"면서 "가격에 흔들리기보다는 이번 조정의 본질을 파악하고, 향후 실적 장세에서 강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재정비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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