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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4년만에 법인세 23%로 인상… 국내에서도 여권서 증세 주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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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돈풀기로 재정 악화 탓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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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막대한 재정 지출 탓에 급격히 부실해진 국가 재정을 증세(增稅)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영국 정부가 법인세율 인상으로 구멍 난 재정을 메우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시중에 뿌린 천문학적인 나랏돈에 대한 ‘청구서’가 국민에게 날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현재 19%인 법인세율을 앞으로 3년간 23%까지 인상하는 계획을 오는 3일 의회 연설에서 밝힐 예정이다. 올가을 20%로 1%포인트 올리고, 다음 총선이 열리는 2024년 5월 이전에 2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라고 한다. 법인세율을 1%포인트 올릴 때마다 영국 기업들은 적어도 30억파운드(약 4조7000억원)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일간 더타임스는 추산했다.

영국 정부가 법인세율을 올리기로 한 이유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갖가지 지원 대책으로 약 3000억파운드(약 470조원)를 한꺼번에 지출하면서 나라 살림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2019년 85.3%였던 영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111.5%까지 급등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법인세율을 23%까지 올려도 G7(주요 7국)에서 가장 기업 세금이 적은 나라로 남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명분으로 21%인 법인세율을 28%까지 올리겠다는 대선 공약을 내걸었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이를 재확인했다. 미국·영국을 제외하고 G7 중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24%인 이탈리아다. 영국이 23%까지 올려도 ‘선진국 중 최저 법인세 국가’라는 타이틀 유지가 가능하다.

영국 정부는 ‘온라인 판매세’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배송 사업이 번창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세금을 물린다는 취지다. 또한 양도소득세율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 이번 증세 방침에 대해 기업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의원이 적지 않아 진통을 겪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감세(減稅)를 강조해온 보수당은 2010년 총선 승리로 노동당에서 정권을 되찾았을 당시 28%였던 법인세율을 꾸준히 인하해 2017년 이후 19%를 유지해왔다.

영국에 이어 다른 주요국들도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재정 타격을 만회하고자 증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주(州)별로 세금을 인상하는 움직임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뉴욕주는 연 100만달러(약 11억2600만원) 이상 버는 고소득자에게 기존 소득세와 별개로 8.82% 세율을 더한 특별소득세를 향후 3~5년간 한시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워싱턴주 의회는 최근 2만5000달러(약 2800만원) 이상 자본 소득에 7%의 세금을 걷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 외에도 펜실베이니아와 미네소타에서도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과 국민 복지 향상을 위해 증세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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