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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디어비평] 국민이 더 침착했다 '국내 첫 백신접종'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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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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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2월 27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국민이 더 침착했다 '국내 첫 백신접종' 언론보도

- 대상자 90% 이상이 코로나 백신접종에 동의해도 불안과 공포 거론하는 일부 언론
- 온라인에선 코로나 백신이 '불임유발', '1년 안에 사망' 등 허위 가짜뉴스 심각
- 지난번 독감백신에서 본 중계식 보도 삼가야
- 백신접종 보도..감정적 반응 보다 이성적 판단 이끌어야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와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수진 교수 (이하 조수진)> 안녕하세요.

◇ 김양원> 어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죠.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맞겠냐고 물으니 국민 대부분은 '나는 백신 맞겠다' 이렇게 답했어요?

◆ 조수진> 네, 백신 대상자 93.8%가 접종에 동의했죠. 그런데도 언론보도는 백신접종으로 인한 여러 가지 우려를 위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어서 오늘은 그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18일 SBS <8뉴스>의 '"부작용? 백신 맞느니 사표"… 일부 의료진 거부' 이런 보도를 했는데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한 외국논문(Loomba et al., 2020)이 있는데요, 여기 보면,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사회적, 경제적 지위, 연령대, 정치적 입장, 백신의 신뢰, 코로나19에 대한 지식 및 정보가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사회 경제적 요인 외에도 정서적 감정, 신념 등의 주관적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건데요, 그래서 언론 보도가 중요한 겁니다. 최근 언론보도 뿐만 아니라 여기에 가짜뉴스도 엄청 나게 많은 상황이라 더더욱 언론에서의 정확한 정보제공이 중요하고, 불안, 공포를 조성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 김양원>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백신을 둘러싼 가짜뉴스도 심각하더라고요?

◆ 조수진> 맞습니다. 본격적인 백신 접종에 앞서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유튜브를 통해 확산된 가짜뉴스 중에는 '젊은 사람에게는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등 효과가 뛰어난 백신을, 고령자에게는 식염수 성분의 효과가 전혀 없는 '물백신'을 접종'한다는 주장이 업로드됐고요.
또, '이번에 확보한 백신 중 중국산은 없는데, 중국산 살인 백신이 모든 사람을 죽일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가짜뉴스와 거기 달린 댓글을 인용해 부정적인 가짜뉴스를 보도로 내는 것도 문제죠.
또 하나 짚어볼 점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관한 내용이 무척 많습니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라든지 맘카페 등에 '부작용이 있다더라', '백신 맞느니 그냥 코로나 걸리겠다', '안면마비가 왔다', '불임을 유발한다',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다', '1년 안에 사망한다' 등 이런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허위 정보, 가짜뉴스가 심각해지자 경찰청 사이버 수사국 등에서 엄정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주의하셔야 합니다. 단순히 퍼나르는 것도 안 됩니다. 이게 단순히 가짜뉴스로 회자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로 볼 수 있죠, 이런 가짜뉴스 유의하셔야 합니다.

◇ 김양원>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최근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천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이 국내 도입되면 접종받을 것인지 물었는데요, 백신의 부작용이 걱정된다는 국민들이 71%에 이르지만, 접종받을 의향이 있다는 국민도 71%로 나타났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는데요, 국민들은 걱정은 되지만 접종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는 거 같습니다.

◆ 조수진> 네, 이미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유럽 국가에서는 백신 효과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로이터 등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이후 의료 종사자들의 확진자수가 70% 감소했고, 고령층의 입원이나 사망자수도 75% 줄었다고 밝혔구요, 전문가들은 백신의 강력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국내에서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이 백신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고 있는 거죠.

◇ 김양원> 백신과 관련해 공포, 불안감을 조장하는 이런 내용들은 이미 지난 해 독감 백신 부작용 논란 때도 경험했습니다.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죠?

◆ 조수진> 네, 코로나 국면에서 독감 유행 시기까지 겹치면서 나타났던 현상이었죠, 그래서 노약자분들은 백신 접종을 과연 맞아야 하는 건지 고민이 많았었습니다. 지난 해 10월 '독감백신 맞고 고교생이 이틀 만에 숨졌다'라는 뉴스가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접종률도 떨어졌었죠. 작년 10월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에서 사망한 학생이 접종한 백신은 회수대상 백신이 아니고,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황이며, 사망원인 규명 필요한 상황으로 밝혔는데요. '[속보] "독감백신 접종 뒤 10대 사망 사례 보고…사망 원인 조사중"'이란 제목의 한 줄짜리 기사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비슷한 제목의 기사가 올라가면서 점점 더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어 10월20일 전북에서 만77세 노인이 하루 만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고, 사망 관련 신고가 계속 접수되자 많은 기사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양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인천의 17세 고등학생의 사인은 결국 백신접종과 무관하고 독극물에 의한 사망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사망원인이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은 내용, 심지어 음모론까지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국민들의 불안감만 커져나갔었는데요, 여기에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당시 백신학회에서 입장문까지 낼 정도였습니다. 백신학회뿐만 아니라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인플루엔자(독감) 관련 보도·방송 지침'을 내기도 했구요, 한국기자협회도 자성의 소리를 냈었습니다.

◇ 김양원>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이른바 K방역을 깎아내리는 보도도 많았던 것 같아요.

◆ 조수진> 일단 외국에서 극찬하는 k방역을 우리 언론만 깎아내리느라 정신없었습니다. 물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지적하고 비판해야 맞죠, 언론이.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그러다 백신 이슈로 가면서 확보가 늦어진다는 비판의 보도를 쏟아냈구요. '왜 백신을 못구하냐 무능하다' 이런 식이었죠. 그리고 백신 접종을 앞두고는 무용론, 불안, 공포의 프레임으로 바뀝니다. 백신 보도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보도 흐름과는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김양원> 일단 지난 26일부터 국내 백신접종이 일단 시작됐습니다. 코로나 백신은 충분한 임상기간을 거치지 않았기에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긴 한데, 앞으로 이런 점들을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지 않으면서도 충실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할텐데요.

◆ 조수진> 우리가 과연 이런 시기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 수용자의 70%가 건강에 관한 정보를 언론을 통해 얻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조홍준, 2001) 그런데 건강보도가 실질적으로 독자들에게 건강 정보를 이해시키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Kline,2006)는 결과도 역시 있구요.
부정적 보도를 접한 사람들은 의학적으로 예방의 중요성이 상당히 높음에도 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생기는 건데요, 그럼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언론이 감정적 반응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제목도 신중해야 하구요, 내용에 있어서도 그냥 중계식 보도, 즉 사망자 몇 명 이런 게 아니라, 우리가 앞에서 이미 경험했듯이 인과관계가 파악된 후에 신중하게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빠르게 속보 내보내고 이후 2보, 3보에 기사를 바로 잡아 봐도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처음 접한 부정적인 내용이 남아있고, 인터넷을 통해 이미 퍼져나간 상태로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이제 다시 백신과 관련된 보도가 많아질 텐데요. 기사를 쓰기 전에 다시 한 번 감염병 보도 준칙, 지난해 4월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협회 한국과학기자협회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것이죠. 이를 꼼꼼하게 읽고 펜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양원>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수진>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장신대 교양학 미디어트랙 조수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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