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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가 선물한 처칠 그림 경매에…109억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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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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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직접 그린 풍경화 '쿠투비아 모스크의 탑'(Tower of Koutoubia Mosque·1939~1945).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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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영국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였던 1943년 그린 풍경화가 경매에 나와 최고가에 낙찰됐다. 당시 처칠은 해당 작품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쿠투비아 모스크의 탑'(Tower of Koutoubia Mosque·1939~1945)이라는 제목의 해당 유화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상 낙찰가를 훌쩍 넘은 700만파운드(약 109억원)에 낙찰됐다.

작품은 2차대전의 후반기인 1943년 처칠이 모로코에서 카사블랑카 회담을 가진 직후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마라케시 근처에서 함께 노을을 본 것을 기념해 그린 선물이다.

당시 처칠은 회담을 마치고 귀국을 하려 하는 루스벨트에게 "이렇게 북아프리카까지 와서 마라케시를 보지 않고 떠날 수는 없다. 가서 이틀만 머무르자"며 "아틀라스산맥 눈 위로 지는 석양을 함께 봐야만 하겠다"라고 권했다.

이에 루스벨트가 승낙하며 둘은 마라케시의 별장에 묵으며 우정을 나눴다. 이후 처칠은 이 순간을 기념해 해당 작품을 그렸고, 이를 루스벨트의 생일 선물로 미국에 보냈다.

작품은 모로코 마라케시의 오래된 도시 풍경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풍경, 그리고 눈 쌓인 아틀라스산맥을 담고 있다.

마라케시는 모로코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1930년대부터 처칠에게 큰 영감을 줬던 지역으로 그는 전쟁회고록에서 마라케시를 '사하라의 파리'라고 부를 만큼 애착을 갖고 있었다.

크리스티 런던 관계자는 "1935년 모로코를 처음 방문한 처칠은 그곳 태양빛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며 "스스로도 모로코를 그린 작품을 가장 자신 있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처칠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그 특별한 유래를 떠나 전쟁 중에 처칠이 그린 유일한 풍경화"라고 소개했다.

크리스티 런던 측은 당초 낙찰가를 약 150만~250만 파운드(약 23억~38억)로 예상했다. 그러나 해당 작품은 세 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돼 처칠 그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해당 작품 외에 다른 두 개의 작품도 함께 경매에 나와 세 작품이 총 943만파운드(약 147억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 나오기 전까지 이 그림은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소장하고 있었다. 그는 앞서 2011년 전 남편인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해당 작품을 선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가 이 작품을 구매하기 전에는 뉴올리언즈의 한 가정이 약 50년간 소장하고 있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사후에 그의 아들이 해당 작품을 처분해 여러 소장자를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처칠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40대에 미술에 입문해 약 5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최근 들어 처칠의 작품 중 일부가 경매에 등장하며 고가에 낙찰되고 있다. 앞서 그의 또 다른 작품 '마라케시 풍경'은 260만 달러(약 29억 원), '세인트 폴 성당 앞'은 150만 달러(약 16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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