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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성폭력 의혹, ‘증거’ 없이 진실 공방만 오간다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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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입에서 입으로만 오가는 진실 공방만 있다. 축구 국가대표 주장을 지낸 기성용(32·FC서울)의 초등학생 시절 성폭력 의혹이 연일 논란이다.

초등학생 시절 기성용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폭로자 측은 증거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법정에서 가리겠다고 바꿨다.

폭로자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1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소모적인 여론전을 멈추고 하루빨리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현재 당사자들 간의 감정이 격화되어 절제되지 않는 언어가 오고 가고 있으며, 일부 언론들은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며 근거 없는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은 진실을 밝히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본 사안의 실체 진실은 여론재판이 아닌 법정에서 밝혀질 수 있고 또 법정에서 밝혀야만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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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성폭력 논란의 진실공방은 격화되고 있다. 정작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MK스포츠 DB


애초 “기성용이 원하는 대로 증거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했던 박 변호사다. 앞서 기성용은 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전북 현대의 K리그1 2021 공식 개막전 뒤 기자회견을 자처해 “증거를 가져오라. 앞으로 자비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자신의 의혹을 반박했다. 이에 폭로자 측도 “증거를 공개하겠다”며 받아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증거 공개에 자신만만했던 폭로자 측이 ‘입장’을 바꾼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증거 자체에 대한 존재 여부다. 폭로자들은 20년 전 초등학생 시절 구강성교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을 했다. 이러한 주장이 맞다고 해도 실체적인 증거가 남아있을 확률이 낮다. 성폭력 사건의 경우 경찰 등 사법기관의 신고 기록이나 상담 기관의 상담 내역, 관련인들의 증언이 등이 중요한 증거로 활용돼왔다.

다만 박지훈 변호사는 보도자료에서 “증거 자료는 법정(및 수사기관)에서 기성용 측에게 제공하겠다. 저희가 확보한 증거자료에는 기성용과 피해자들 이외에도 다른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며 “그분들의 인격권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라도 증거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법조 관계자는 “공개적인 증거 공개가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계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폭로자 측이 고소를 하지 않고, 기성용 측에 소제기를 촉구한 것도 나름 이유는 있다. 사건 당시 당사자들이 미성년자였을 뿐만 아니라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돼 형사 고소를 제기가 법률상 불가능하다. 민사 소송 역시 소멸시효가 완성돼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힘들다.

물론 폭로전을 시작한 쪽에서 여론몰이보다는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고 선회한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폭로 내용이 규명되지 않으면, 기성용이 피해자가 된다. 기성용 또한 “이미 파렴치범이 됐다”고 항변했다.

결국 법정에서라도 진실을 가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성용 측도 강력한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다만 법정에서 증거로 가려질 진실이 무분별한 폭로전부터 시작한 건 곱씹어 볼 문제다. 이번 논란을 통해 '아니면 말고'식의 증거 없는 폭로전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교훈만 남았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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