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느긋한 국민의힘-마음 급한 안철수…‘단일화 주도권’ 샅바싸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민의힘, 보수층 막판 결집 노려

김종인 “안 후보 만나긴 하겠지만”


한겨레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중구 주한유럽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현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3지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결정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최종 후보 확정을 눈앞에 둔 국민의힘 사이에 ‘2차 단일화 속도’를 두고 신경전이 불붙고 있다. 오는 4일 최종 후보 발표를 앞둔 국민의힘은 범야권 단일화를 “성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반면, 국민의당은 단일화를 서두르자는 속도감을 강조한다. 보수 지지층의 막판 결집효과를 기대하는 국민의힘과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안 후보의 현 지지세를 놓치지 않으려는 국민의당과의 기싸움으로 볼 수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호 4번으로 선거에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단일화라는 것은 안 후보가 먼저 제시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단일화) 기준을 설정했을 때 응해야 한다. 자신이 편리한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서는 될 수 없다”고 안 후보를 압박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안 후보가 찾아온다면 만나겠다”면서도 “제3의 후보로 단일화를 하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거듭 밝혔다. 전날 안 후보가 무소속 금태섭 후보와의 ‘제3지대’ 경선에서 이긴 뒤 입장문에서 “최종 후보 선출 과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만나겠다”며 적극적인 만남을 요구한 것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한겨레

극민의힘 김종인(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 참석하려고 회의실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빠른 단일화’에 선을 긋는 동시에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도 여론조사 외에 다른 방안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밝히며 ‘샅바 싸움’에 들어갔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상대적으로 조금 앞서가는 분위기 때문에 얼른 단일화 결론을 내고 본선에 임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한 번에 딱 여론조사 방식만으로 지금 몇 %가 더 나오는 사람으로 단일화해버리면 (오는 18~19일 후보등록일까지) 2주라는 아름다운 야당의 시간을 활용하는 데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의 경쟁력이 높게 나오는 상황에서 단일화 방식의 다양한 수를 고려하며 단일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이어 “안 후보가 원하는 여론조사 방식이라는 프레임에 저희가 성급히 들어갈 필요는 없다”며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본선에서 여당을 이겨낼 수 있는 야당의 모든 제 세력들, 야권의 지지층들을 스크럼으로 확실하게 짜줄 수 있는, 시민이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단일화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안 후보 쪽은 여전히 ‘속도’를 앞세운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다. 단일화 협상에 즉각 돌입하는게 안 후보 입장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제1야당 후보 쪽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 단일화 승산이 낮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와이티엔>(YTN)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야권 단일후보와 관련해서 방법이나 질문의 내용 같은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속도 역시 중요하다”며 “야권 단일후보가 신속하게 선출되는 과정을 거치는 데 있어 후보들 간의 만남이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에서 ‘기호 2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여권 대 야권 대결로 가서 정권교체를 바라거나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하는 생각을 가진 유권자를 하나로 모아야 하는데 ‘2번’으로 고집하면 확장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굉장히 신중해야 된다”고 반발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esc 기사 보기▶4.7 보궐선거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