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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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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출마 사전포석?…작심발언에 정치권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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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 대책회의를 열고 추경 예산안 처리 등 3월 임시국회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정책위의장.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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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긴 침묵을 깨고 정부·여당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내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은 윤 총장의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에 대해 윤 총장이 처음으로 공식적이면서도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분주하게 그 파급효과와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도 2일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윤 총장의 발언이 성급했다는 분위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정치권에서도 윤 총장 발언의 시점과 내용에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관전평이 나왔다.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포석을 깐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당의 검찰개혁 압박 속에도 한동안 침묵을 지켜오다가,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내놓은 점 등이 이 같은 해석을 낳았다.

실제로 윤 총장은 현재 여론의 지지를 받는 거의 유일한 야권의 대선주자로 부상한 상태다. 지난달 22~26일 리얼미터가 전국 2356명에게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15.5%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23.6%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였다.

야권 잠룡 후보군 지지율이 대부분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윤 총장이 수개월째 이낙연 대표, 이재명 지사와 함께 '빅3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윤 총장이 오는 7월 임기까지 현직 업무를 수행할 경우 물리적으로 대선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데다 문재인정부 검찰총장이 야당 후보로 나서는 데 대해 보수 진영의 반감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총장 개인의 정계 진출 의도 등에 대해선 선을 긋는 분위기가 읽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총장의 발언은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코멘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판사 출신 4선 김기현 의원도 "윤 총장 발언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며 "여당의 입법 독주와 정권 수사 무마에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해야 할 말을 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직접적 대응을 자제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김태년 원내대표 등은 윤 총장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총장 반응은 예상됐고, 당은 '무대응'이 주요 기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윤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 구조를 형성하며 대권 후보로 몸값을 높인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엔 충돌 그림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윤 총장의 7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르면 5월부터 후임 검찰총장 인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도 담겨 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임기를 4개월 앞두고 한 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당내 검찰개혁특별위원인 김남국 의원도 "검찰총장이 책임져야 할 국면들이 많았는데 당시에는 하나도 책임지지 않다가 임기를 불과 몇 개월 남겨 놓고 직을 건다면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물밑에선 윤 총장에 대한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 친문재인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 검찰총장'이라고 마지막까지 끌어안으려 했는데, 윤 총장은 검찰 기득권을 지키는 것 외에는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는 게 다시 드러났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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