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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홍준표 “이재명은 양아치”…‘홍카콜라’가 ‘사이다’를 때리기 시작했다 [정치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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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李 향해 4일간 거듭 융단폭격

‘1등 때리기’ 존재감 부각 나섰나

헤럴드경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지난달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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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웬만하면 참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홍준표 무소속 의원,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서)

여태 어찌 참았을까.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홍카콜라' 홍준표 무소속 의원(전 자유한국당 대표)이 여권의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사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말 그대로 융단 폭격을 퍼붓고 있다. 최근 4일동안 이 지사를 저격하는 페이스북 글만 4개다. "양아치", "상종 못할 사람" 등 다소 원색적인 비난도 섞여있다. 그간 야권에서 이 지사를 직격한 이는 홍 의원과 함께 잠룡으로 평가받는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었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근 한 달 앞으로 온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홍 의원도 '1등 주자 때리기'로 대권 행보에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홍 의원은 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지사에게 또 직격탄을 쐈다.

그는 "지난 2014년 12월 한국 프로 축구연맹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을 징계하려고 할 때, 나는 경남FC 구단주의 자격으로 연맹을 맹비난하면서 이 시장을 옹호한 일이 있었다"며 "그때 이 시장은 이를 역이용해 자신의 징계를 벗어나려고 했고, 자신을 도운 나도 프로 축구연맹을 비난했으니 같이 징계를 해달라고 물귀신 작전을 했다"고 했다.

당시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FC, 꼴찌의 반란인가, 왕따된 우등생인가'란 제목의 글을 남기고 "FA컵에서 우승한 성남이 K리그 클래식에서 오심과 편파판정 등으로 강등 위기에 처했다"며 "내년 시즌 강등될 경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출전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썼다. 프로 축구연맹은 이에 연맹규칙 '경기 후 경기장 내 인터뷰에서 판정이나 심판 관련 부정적 언급이나 표현을 하면 안 된다. 공식 인터뷰는 물론 대중에게 공개될 어떤 통로를 통한 언급이나 표현도 같다'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 지사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이에 당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성남FC 구단주의 하소연을 징계하겠다고 나선 연맹의 처사가 어처구니 없다"는 글을 쓴 바 있다.

홍 의원은 이어 "그때는 '이런 양아치 같은 짓을 하는가'라며 상종 못 할 사람이라고 치부했다"며 "이번에 자신의 선거법 위반 재판을 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을 보고 비로소 그런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굳혔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익을 위해선 어떤 짓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건으로,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데 앞으로 친문(친문재인)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하고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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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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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이 지사의 소위 '아킬레스 건'도 거침없이 공격했다.

그는 "지난 지선에서 위장평화 거짓 선동에 가려졌지만, (이 지사가)형수에게 한 쌍욕, 어느 여배우와의 무상 연애는 양아치 같은 행동이었다"며 "최근 사회문제화된 학폭(학교폭력)처럼 이런 행동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용서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와 경쟁했던 사람들은 모두 폐기처분 됐는데, 아직 그대만 혼자 살려둔 것은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해서라고 보여질 수 있다"며 "문 후보를 지난 당내 경선에서 그렇게 심하게 내거티브를 하고도 끝까지 살아남을 것으로 보는가. 자중하고 자신을 돌아보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홍 의원은 이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 시리즈'도 도마 위로 올렸다.

그는 "내가 보기에는 책 같지도 않은 책 하나를 읽어보고 기본소득의 선지자인양 행세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절대로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기본소득은 흔히 말하는 사회주의 체제 아래 행해지는 배급제"라며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폭발적 증세에 국민이 동의해야 한다. 지금도 가렴주구(苛斂誅求)라고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인데 국민이 동의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한국판 차베스(베네수엘라의 4선 대통령)가 왜 나쁜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정치인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특히 여권에서는 홍 의원의 이 지사 때리기를 본인의 존재감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2∼26일 전국 2536명을 상대로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지사는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23.6%를 기록해 여야 인사 중 통틀어 1위에 올랐다. 홍 의원은 6.6%였다. 1위의 이 지사와 독설을 주고 받는다면 홍 의원이 존재감도 더욱 부각될 수 있다.

물론, 이와 관련없이 '인파이터' 본능이 있는 홍 의원이 자신의 입장에선 참다참다 나섰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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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무소속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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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일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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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홍 의원에 대해 아직 직접적인 비판은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이재명계로 꼽히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한때 야당 대선 후보였던 분이 여당 대선후보인 이 지사에게 '양아치', '방자해서'라는 말은 과하다"며 "국민 관심을 받기 위해 쓰는 선정적 말이라고 해도 예의는 지켰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올린 글에서는 "민주당 공격수로 나서 존재감을 높이려는 듯한다"며 "국민의힘 복당을 위해 노력하시는 듯하다"고 조롱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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