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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종인 “기호 4번으론 승리 확신 못 해”… 안철수 입당 최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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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 방식 샅바싸움 치열

金 “제3지대 후보로는 선거 못이겨”

安 “기호 2번이든 4번이든 야권 후보”

양측 여론조사 문항 놓고도 대립 거듭

국민의힘, 정당 고려한 ‘적합도’ 선호

安측 “이길 수 있는 후보 뽑는 게 상식”

나경원이냐, 오세훈이냐 4일 판가름

안철수 “후보 선출 즉시 만날 것” 속도

‘시민 선거인단’ 도입 싸고도 힘겨루기

세계일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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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국민의힘 후보 확정이 임박한 가운데 야권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샅바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설문 문항 구성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 단일화 시기 등이 핵심 쟁점이다. 국민의힘 후보는 2∼3일 100% 시민 여론조사를 거쳐 4일 확정된다. 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단일화 논의는 4·7 보궐선거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이길 수가 없다”며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를 강조했을 때 과연 4번으로 선거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기호 문제를 거론하면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힘을 싣고, 안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을 주장할 명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호 2번은 선거법에 따라 국민의힘에 주어진 정당 기호다. 당 소속이 아닌 외부주자가 2번으로 출마할 수 없다. 안 대표 입당 여부는 향후 단일화 협상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안 대표의 지지율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지적에 “안 후보가 그걸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이번 선거는 정권 견제와 심판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다.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돼선 선거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2011년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민주당의 단일화 사례를 언급하며 “(타당 후보 지원이)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기호 문제와 관련 “기호 3번인 정의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며 “2번이든 4번이든 야권 단일후보가 두 번째 사람”이라고 했다.

양측은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도 대립하고 있다. 당 지지율이 월등히 앞서는 국민의힘은 단일화 경선에서 응답자들이 후보의 정당을 고려하도록 유도하는 ‘후보 적합도 방식’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 문항을 ‘국민의힘 A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서울시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만들어 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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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야권 단일화가 임박한 가운데, 2일 야권 후보들은 다양한 민생 현장을 방문하며 보폭을 넓혔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나경원·오세훈 경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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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의당은 본선 경쟁력을 묻는 설문을 구상 중이다. 이 경우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맞설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방식이 된다. 안 대표 측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단일화 경선 때도 후보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후보들은 이미 기본적인 적합도를 갖췄다”며 “여권 후보와 대결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속도를 둘러싼 양측의 온도차도 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제3지대 경선 승리 뒤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만나겠다. 후보 등록일에는 단일후보가 등록하는 게 좋겠다”며 서두르자는 입장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이날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고 거기에 응해야지 자기에게 편리한 단일화 조건을 제시해서는 될 수가 없다”며 단일화 기준에 방점을 찍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여론조사 대신 20만명가량의 ‘시민 선거인단’을 꾸리자는 제안이 나오는 것도 협상 변수 중 하나다. 선거인단이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국민의힘에 비해 조직력이 약한 안 대표 측 반발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라디오방송에서 “꼭 여론조사라고 하는 단일화 방식만을 고집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실무협의에서 서로 의논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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