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김승연 한화 회장 7년만에 경영 복귀... 금춘수 부회장에 쏠린 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000880),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으로 7년만에 경영 전면에 복귀하면서 김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금춘수 ㈜한화 부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일찌감치 사내이사 연임이 결정된 금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미등기 임원인 김 부회장의 ‘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달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금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금 부회장은 2019년 3월 취임해 이달 임기가 만료된다. 그룹 내 또다른 부회장이었던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이달 중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이 물러나면 금 부회장은 그룹 내 유일한 부회장이 된다.

조선비즈

2018년 12월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이 베트남 ‘화락 하이테크 단지’ 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엔진 부품 공장 준공식에서 쯔엉 화 빙 베트남 수석부총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이사회 밖에서 활동하는 대신 금 부회장을 통해 이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 부회장은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한화그룹 2인자라는 평을 듣는다.

금 부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골든벨상사(현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한화그룹에서 근무했다. 그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한화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경영기획실의 초대 실장을 지냈다. 한화의 경영기획실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과거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유사한 역할을 했다.

조선비즈

금춘수 한화 부회장




2011년 경영기획실장에서 물러난 이후 같은해 신설된 한화차이나 대표이사를 맡아 한화그룹의 중국사업을 총괄했다. 그러다가 한화그룹이 2018년 경영쇄신의 일환으로 경영기획실을 해체하면서 한화로 복귀했다. 금 부회장은 복귀 후 특별한 직책 없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주로 후선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던 금 부회장은 2019년 4월 한화 지원부문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기존 한화그룹은 화약, 방산, 무역, 기계 등 네 부문으로 나눠 운영했는데, 2018년 말 화약과 방산을 합치고 지원 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지원 부문은 각 계열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이다.

한화그룹 임직원들은 김 회장이 2014년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7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뒤 금 부회장이 경영 공백을 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1953년생(만 68세)임에도 부회장직을 계속 맡는 것은 그룹 내 금 부회장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한화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금 부회장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며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현재 그룹 전반의 경영에 관여하면서 동관(38)·동원(36)·동선(32) 등 세 아들에 대한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장남인 김동관 대표는 지난해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한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올라섰고, 차남 김동원 전무는 지난해 한화생명(088350)의 전무로 승진하며 금융계열사의 요직을 맡았다. 3남 김동선 상무보도 지난해 말 한화에너지 상무보로 복귀했다.

재계에는 김 회장이 아직 건재하고 세 명의 아들이 모두 30대인 만큼 당분간 경영수업을 통해 세 아들의 능력을 검증해가면서 서서히 승계작업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김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복귀하고 금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연임하는 것은 3세 경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며 "경영 승계를 본격화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김 회장의 뜻을 받아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