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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5대 은행 1년새 일자리 1570개 증발…점포 238곳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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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로 은행 '몸집 줄이기' 가속화

뉴스1

서울 시내 한 은행의 영업점 모습.©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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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의 비대면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시중은행의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만 238곳의 영업점포가 문을 닫았고, 157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금융업계의 디지털·비대면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은행권의 지점·일자리 축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546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3784곳)에 비해 238곳이 줄었다. 지점이 3256곳에서 3139곳으로 117곳, 출장소는 528곳에서 407곳으로 121곳 감소했다.

문을 닫는 점포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17년 3858곳이던 시중은행 점포 수는 2018년 3834곳으로 24곳이 줄었고, 2019년 3784곳으로 50곳이 줄어든 뒤, 지난해 3545곳으로 238곳이 문을 닫았다.

금융의 디지털·비대면화가 진행되면서 은행 점포 축소는 수년 전부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발달로 고객이 영업점을 직접 찾는 경우가 급감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점포 축소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은행 점포 수가 줄면서 일자리도 눈에 띄게 줄었다. 시중은행의 총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6만7561명으로, 2019년 말(6만9131명) 대비 1570명 감소했다. 불과 1년 만에 157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직원 수 감소 폭은 전년(507명)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늘었다.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희망퇴직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후한 보상을 제공하면서 퇴직 인원이 늘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까지 총 500여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했고, NH농협은행은 12월 말 기준 490여명의 직원이 짐을 쌌다.

올해에도 KB국민은행은 약 800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연초 각각 460여명, 220여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디지털·비대면 거래에 기반한 인터넷 전문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사업을 확장하면서 인력을 늘려나가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89명으로 1년 전보다 151명 늘었다. 전년에 188명이 증가한 데 이어 전체 규모가 더 커졌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국내 양대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에도 대규모 충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금융권의 비대면 거래가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시중은행의 지점, 인력 축소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신흥 업체인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전통 은행들의 디지털·비대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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