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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럭시위·한도 0원 챌린지에 등돌린 '메난민'까지…혼쭐난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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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집단 이동…로스트아크 서버 '마비'

넥슨 "투명한 정보공개 방안 논의중"

뉴스1

지난 1일 국회 앞에서 진행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의 '트럭시위' (게임 커뮤니티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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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메난민'

넥슨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난민'을 합친 인터넷 신조어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 의혹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온 이용자들이 급기야 스스로를 난민으로 칭하며 경쟁사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다.

2일 게임 커뮤니티 인벤의 '로스트아크' 게시판엔 '메난민 N일차'라는 제목의 이용후기가 다수 게시됐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가 2018년 출시한 PC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다. 한 이용자는 "메난민에게 로스트아크를 추천해줘서 고맙다. 다시 (메이플스토리로) 돌아갈 일은 없을듯"이라며 짧은 후기를 남겼다.

해당 게임은 평소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확률형아이템의 확률 공개, 상대적으로 적은 과금 유도로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의 소비자 기만에 분노한 이용자들이 '투명한' 게임을 찾아 떠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일 PC방 점유율 분석기관 게임트릭스가 집계한 게임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전주대비 1계단 상승해 전체 7위로 올라섰다. 반면 논란의 중심에 선 메이플스토리는 2계단 하락한 전체 8위를 기록했다.

◇ 이용자 집단 이동…로스트아크 서버 '마비'

'트럭시위' '한도 0원 챌린지' '메난민' 모두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불과 1주일 사이 보여준 집단행동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이용자가 보여주는 응집력과 자금력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3일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확률형아이템의 조작 논란에 반발하며 '트럭시위'의 시작을 알렸다. 트럭시위는 대형 LED 전광판을 부착한 트럭을 본사로 보내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종 시위법이다. 23일 0시에 시작된 트럭 대여비 800만원 모금 운동은 불과 1시간을 채 넘기지 않고 완료됐다.

'한도 0원 챌린지'의 파급력도 상당했다. 한도 0원 챌린지란 넥슨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월 충전 한도 설정을 통해 본인의 캐시 충전 한도를 0원으로 만드는 운동이다. 이번 챌린지를 주도하는 일명 '총대진'에 따르면 지난달 23~27일까지 사흘간 596명의 이용자가 동참했다. 이들은 챌린지 참가를 인증하며 본인의 1월과 2월 캐시 충전내역을 함께 공개했는데, 그 금액은 15억5571만원에 달했다.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의 '집단이동' 또한 게임 서버가 마비될 수준의 영향력이었다. 집단 이동지로 결정된 로스트아크는 지난달 25일 공지를 통해 "게임 다운로드 이용자가 급증하여, 게임 다운로드 및 설치 시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고 알렸다. 해당 시점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의 집단 이동이 본격화 된 때였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최소한 10년 정도 게임을 이용한 '골수팬'들이다. 오래된 이용자들은 이미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어 단결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또 이분들은 월 1천에서 1억까지 게임에 돈을 쓰는 분들이기 때문에, 트럭대여비 모금 정도는 일도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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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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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슨 "투명한 정보공개 방안 논의중"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1일 재차 사과문을 발표하며 아이템 확률 공개를 약속했다. 지금껏 게임사를 대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공개에 대해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것과 상이한 행보다.

사과문을 작성한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오랫동안 유지돼 온 개발 관성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해온 것이 이번 사태의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강 디렉터는 "고객의 요구와 시대적인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게임 내 정보를 알려드리지 못한 것을 사과드린다"며 "큐브확률 공개 등 불안감이나 의구심을 없앨 만한 정보와 기록을 공개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늦어도 오는 5일까지 준비해 안내해 드리겠다"고 아이템 확률 공개를 약속했다.

확률형아이템의 확률공개에 대한 이용자 요구가 거세지자, 세부 정보 공개를 꺼린 게임사들도 한발 물러선 것이다.

오는 5일 메이플스토리가 예고한 아이템 정보공개 범위와 보상에 대해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현재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투명한 정보공개를 위한 방안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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