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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번엔 현대중·아람코…정기선, 글로벌 수소동맹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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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이번 협약은 '수소 드림(dream)'을 꿈꾸는 양사가 협력해 내딛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

이번엔 국경을 넘은 글로벌 수소동맹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이자 초대형 오일메이저 아람코와 손잡고 대규모 수소프로젝트를 띄운다.

양사는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의 LPG(액화석유가스)를 도입해 수소를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는 다시 아람코가 실어가 처리하는 수소생산 협력을 추진한다. 아람코가 사우디서 생산한 암모니아도 국내 수입해 활용한다.

양사는 이를 위해 LPG와 CO2, 암모니아를 모두 실어나를 수 있는 선박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암모니아 추진선도 개발한다. 수소사업과 그린십(친환경선박) 개발을 동시에 구체화할 수 있는 초대형 사업협력이다.


정기선이 직접 띄웠다 "수소 드림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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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왼쪽)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수소 사업 협력 MOU를 체결을 주도했다./사진=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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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은 3일 아흐마드 알 사디 아람코 수석부사장과 화상 대면하고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협력모델을 구체화하고 공동 연구개발(R&D)도 추진하기로 했다.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LPG를 수입해 수소생산설비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게 핵심이다. 생산된 수소는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경제 그 자체나 마찬가지인 아람코는 이미 수년전부터 대규모 수소 투자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 산유국들도 포스트오일시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수소를 점찍었다는 의미다. 아람코는 현대차그룹과도 지난 2019년 수소 협력을 체결,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람코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현대오일뱅크의 주요 주주다. 양사의 수소 협력이 자연스럽게 논의된 배경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오일뱅크를 통해 오는 2040년까지 300개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아람코와 수소협력을 통해 수소프로젝트가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AI(인공지능) 등 그룹 미래 성장동력을 챙기고 있는 정 수석부사장이 수소사업을 직접 관장한다. 그룹 차원 수소 투자도 한 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 부사장은 "아람코와 함께 수소, 암모니아 등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해 친환경 에너지 선도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CO2는 다시 사우디로 실어간다..친환경 수소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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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아람코의 협력이 더 주목되는건 기획단계부터 탄소 처리 방법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져있기 때문이다. 수소는 친환경 미래 청정에너지지만 문제는 대부분 양산 방법이 탄소배출을 수반한다는 점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가 대기중으로 배출된다면 친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

양사는 현대중공업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다시 아람코가 실어가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어간 탄소는 사우디 현지 유전에서 EOR(석유회수증진기술)용으로 활용한다. 고갈된 유전에 탄소를 주입해 남은 석유를 빼내면서 탄소를 땅속에 보관하는 기술이다.

가스 등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탄소를 별도로 처리하는 수소는 '블루수소'로 분류된다. 완전 친환경 그린수소에 도달하는 바로 전단계다. 많은 수소 선진국들도 이산화탄소가 상당히 배출되는 그레이수소나 갈탄 등을 원료로 사용하는 브라운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블루수소를 구현한다는건 현대중공업이 단숨에 높은 수준의 청정 수소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암모니아 협력 역시 의미가 크다. 언제든 수소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공인 조선기술과 연동된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액화수소의 초저온 대량운송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LPG를 실어가고 CO2를 실어오는 사업모델이 상당기간 수소산업의 주력이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LPG-CO2 동시 운송 선박은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에 아람코도 합류..K수소 영토확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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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일 서구 SK인천석유화학 액화수소사업 예정지를 방문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 총리, 최태원 SK 회장.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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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뿐 아니다. 'K수소'의 영토확장은 거침이 없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수소 동맹을 맺었다. 정기선 부사장은 아람코와 손잡으며 K수소 네트워크를 해외로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는 2030년 이후 10년마다 분기점으로 생산능력을 늘려 종래에는 2050년 연 300만톤 이상의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또 SK그룹은 당장 2025년부터 인천에 세계 최대 규모 블루수소 생산기지를 가동하기로 했다. 수소경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발언은 수소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을 잘 보여준다. 정 회장은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최태원 회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 아니라에너지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는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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