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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광명·시흥 투기 의혹…3기 신도시 초장부터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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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지난달 24일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 일원 토지를 사전 매수했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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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수조사 돌입…변창흠 책임론까지 불거져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전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형국이다. 투기 의혹을 받는 직원들이 토지를 매입한 기간과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한 시기가 상당 부분 겹치는 탓이다. 한켠에서는 3기 신도시가 추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사자마자 '쪼개기'…보상액 높이려 나무까지 심었나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 택지 확보와 보상 업무를 총괄하는 공공기관인 LH의 직원들이 공모해 투기에 나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LH 직원들이 지난달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내 토지 2만3000여㎡(약 7000평)를 신도시 지정 전에 사들였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제보를 받고 해당 지역의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모두 10필지를 100억 원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토지 매입 대금 약 100억 원 가운데 58억 원가량은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추정됐다.

참여연대·민변 관계자는 "LH 내부 보상 규정을 보면 1000㎡를 가진 지분권자는 대토 보상기준에 들어간다. 일부 필지는 사자마자 '쪼개기'를 했다. 지분권자들이 1000㎡ 이상씩을 갖게 하는 등 보상 방식을 알고 행동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매입한 토지는 신도시 지정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한 농지다. 개발에 들어가면 수용 보상금이나 대토보상(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방식)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사들인 필지에 대대적인 나무 심기를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토지 가치를 높여 보상액을 높이기 위한 행위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LH 관계자는 "이날 시민단체가 땅 투기 의혹이 있다고 발표한 직원 14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실제 우리 직원은 12명으로 확인됐다"며 "확인된 직원 12명은 직무에서 배제했다. 다만 혐의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징계 성격은 아니다.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징계하고 고발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투기 의혹을 받는 전·현직 직원 대부분은 LH의 서울·경기지역본부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신규 택지 토지보상 업무 담당 부서 소속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연대·민변 측은 해당 의혹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민변이 조사한 곳은 제보를 받아 무작위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국토부가 3기 신도시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면 투기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 광명·시흥 비롯 3기 신도시 전체 전수조사 계획

정세균 국무총리는 LH공사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 사실 관계에 대한 조사와 함께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철저히 조치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국무총리비서실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국토교통부에 "해당지역에 대한 사실 관계를 신속히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 의뢰 등 철저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다른 택지개발 지역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이번 사례를 계기로 LH를 비롯한 토지·주택 정보 취급 공직자들이 이익충돌 등 공직자 윤리 규정 위반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국토부는 3일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를 광명·시흥뿐 아니라 3기 신도시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명 시흥 외에 다른 3기 신도시에서도 LH 직원들의 선제 투자가 있었는지 광범위하게 확인해 볼 방침"이라고 전했다.

LH 직원뿐만 아니라 국토부 직원과 직계가족 등으로 조사 대상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신규택지 공개 전 토지매입 현황을 살펴보는 등 재발방지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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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앞서 LH 사장으로 재임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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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 장관, 직원들 투기할 때 뭐했나" 책임론 확산

이 과정에서 변 장관의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분위기다. 변 장관은 2019년 4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년 7개월간 제4대 LH 사장으로 재임했다. 야당 의원들은 투기 의혹이 변 장관의 사장 재임시절 발생했음을 공략하고 있어 파장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LH 임직원들의 '100억대 사전투기 의혹'을 규탄하는 성명까지 발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지분까지 나누고, 은행에 수십억 대출까지 받아가며 토지를 매입한 이들의 행태는 치밀함을 넘어 파렴치한 국민기만 행위"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LH사장 재임 시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제일 잘한다'고 말하던 변 장관은 정작 직원들이 국민을 농락하는 희대의 투기를 벌이는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 자신의 재임 시절 벌어진 일을 자신의 국토부에 전수조사, LH에 진상조사를 명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사 대상을 확대한 가운데 사전 정보를 입수해 땅을 산 사실이 드러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3기 신도시 추진이나 2·4 대책 이행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이나 LH법상으로 사전에 파악한 개발정보를 알게 돼 그것을 이용해 투자를 하거나 비밀을 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LH 직원 내부행동 강령에서도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투자를 할 경우 내부 징계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한편, LH의 이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에도 LH 직원은 고양시 개발 계획을 유출한 바 있으며, 2018년에도 정부 발표 전에 직원들이 3기 신도시 도면을 지자체에 통째로 넘기는 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상당 직원에게는 '주의'만 내려졌고, 당시에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파다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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