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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변창흠號 LH, ‘맹탕' 윤리수칙으로 직원 땅 투기 방치…"징계 실적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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卞사장 재임기 LH, ‘직무별 윤리수칙’ 제정
"직무별 부패유발 요인 많은 부분 중심으로 도출"
윤리수칙 위반으로 징계한 실적은 0건
"무용지물 윤리수칙으로 비위행위 눈 감은 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0여명이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전 해당 지역에서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당시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장관이 직원들의 비위 행위를 거의 방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땅 투기에 가담한 보상업무 종사 임직원들이 보상 등 직무 수행 중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등 재산상 거래·투자를 금지하는 ‘직무별 행동윤리수칙’를 만들었지만, 비위사실 적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같은 지침은 실효성 있는 비위 방지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윤리수칙 위반한 임직원을 적발해 징계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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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일 산하 공공기관장들과 청렴실천 협약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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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장관 등 LH 주요 경영진이 보상 업무 등을 담당하는 지역본부 실무자의 비위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비위 행위 예방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3기 신도시라는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 신뢰성을 추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3일 LH와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9년 12월 13일 ‘직무별 행동윤리수칙’을 마련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당시 LH는 이같은 윤리수칙을 제정하는 이유에 대해 "보상·판매·인허가·주거복지 등 직무 특성을 반영한 행동수칙을 마련해 직무 수행 시 잠재된 부패유발 요인에 대해 자가진단하고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LH는 본사와 지역본부별로 주요 직무를 각각 3개, 5개로 분류하고 이들 각 직무별 윤리수칙을 각각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역본부는 업무 수행 절차를 중심으로 직무가 구분돼 경영지원, 보상, 판매, 인허가·건설 및 주거복지 등 5개 분야에서 윤리수칙이 각각 만들어졌다. 본사에는 기획지원, 사업관리, 연구개발 3개 분야에 대한 윤리수칙이 각각 마련됐다.

이같은 정황을 보면 LH 경영진은 지역본부 등에서 각 직무별로 발생할 수 있는 비위 사건의 유형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LH는 윤리수칙과 함께 공개한 추진 배경 설명을 통해 "해당 직무에서 핵심적으로 요구되거나 부패유발 요인이 많은 부분을 중심으로 직무별 행동기준 도출"이라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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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홈페이지에 게시된 ‘직무별 윤리행동수칙’.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12월 13일에 마련돼 공개됐다. /LH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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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LH임직원행동강령은 직무수행 중 알게된 정보로 부동산 등 재산상 거래나 투자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 같은 사항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경우 미리 정해둔 행동강령책임관과 상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비위 행위를 하고 ‘몰랐다’고 둘러댈 여지를 없애기 위한 규정이다.

그러나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취임(2019년 4월)한 뒤 야심차게 마련된 윤리수칙은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에 광명·시흥 지구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직원 대부분이 LH의 서울·경기 지역본부 소속이며, 이들 중에는 신규 택지 토지보상 업무 담당 부서 소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등 신규 택지 개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들이 개발 예정지 토지를 매입한 것이다.

그러나 LH가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감사결과 등에 따르면, 행동강령·윤리수칙의 내부정보활용 매매금지 규정을 위반해 적발되거나 징계를 받은 사례는 없었다. 국회 국토위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LH가 윤리규정을 만들어도 규정과 현실이 따로따로였다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최고 실행기관인 LH의 도덕성과 기강해이가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다. 국토부 출신의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국토부의 감사관실이 소속기관·산하단체 감사를 하도록 돼 있는데, 이 감사가 유명무실했던 것"이라면서 "이 정부 들어 적폐청산에 몰입하다보니 LH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각 지역본부 또는 사업 대상지별로 윤리수칙을 집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점검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변 장관이 윤리수칙에서 지적한 지역본부 실무자의 유형별 비위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LH경기지역본부 등은 윤리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가장 먼저 들여다봤어야할 조직이었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경기도 일대 3기 신도시 예정지가 이미 발표된 상황에서 LH의 경기지역본부는 신도시 사업의 핵심 담당기관이기 때문이다.

사장직을 수행하던 2020년 11월까지는 물론 국토부 장관 취임 후에도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발표에 앞서 해당 지역본부 임직원의 관련 부동산 거래 상황을 점검할 기회가 있었지만, 변 장관은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친 셈이다. 변 장관의 두차례 실기(失期)가 일부 비위 당사자들의 비윤리적 행동에 그칠 일을 정부 부동산정책의 신뢰성을 뒤흔드는 규모로 키운 셈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와 관련 광명·시흥 지구 외에도 다른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계양, 과천 과천지구 등 3기 신도시 예정지에 대해서도 LH 임직원의 거래·투기 사례가 있는지 조사에 나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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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홈페이지에 게시된 ‘직무별 윤리행동수칙’.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12월 13일에 마련돼 공개됐다. /LH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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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박정엽 기자(parkjeongyeo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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