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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中에 맞선 대만 파인애플 먹기 운동 “4일만에 중국 1년 수출량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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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파인애플 일방적 수입 중단 조치를 비난하며 국민에게 파인애플을 더 많이 먹어달라고 요청했다./트위터


중국이 1일부터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중단한 가운데 대만에서 벌어진 국산 파인애플 사주기 운동으로 4일만에 1년치 중국 수출량만큼이 팔렸다고 대만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대만 농업위원회는 2일 오후 파인애플 청약 건수가 4만1687t을 기록, 지난해 전체 중국 수출량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농업위원회가 판매 운동을 벌인지 98시간만이다. 파인애플은 대만에서 3월말~4월초가 본격적인 출하 시즌이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25일 대만산 파인애플에서 유해생물이 검출됐다면서 1일부터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만파인애플 수출량 가운데 90% 이상은 그간 중국으로 수출돼왔다.

중국의 조치에 대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에서 대륙으로 수출된 파인애플의 검역 합격률은 99.79%”라며 “중국의 일방적인 수입 중단은 비무역적인(정치적이라는 의미) 고려 때문”이라고 했다. 대만 타이베이타임스는 “파인애플은 대만 남부 농민들의 주소득원인데 이 지역은 전통적인 민진당의 정치 자금줄”이라며 “중국은 파인애플 수입 금지를 통해 이 지역의 여론을 뒤집고 민진당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민진당은 야당인 국민당에 비해 반중 성향이 강하다. 중국 정부가 양안 교류의 전제로 요구하고 있는 92컨센서스(중국과 대만 모두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해석은 각자 한다는 내용의 1992년 합의)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조치가 발표되자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부총통, 행정원장(총리 격) 등 민진당 정부 고위 관료들이 파인애플 농가를 방문해 격려하고, 대만 정부를 중심으로 “우리 파인애플을 우리가 먹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해외 대만인들과 대만 기업들도 대만산 파인애플 사기에 동참했다. 파인애플 생산지인 대만 남부 가오슝은 호주 무역업체와 판매 협력 각서를 체결하는 등 판매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만의 파인애플 먹기 운동을 지지했다. AIT는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턴슨 AIT 처장이 사무실 책상 위에 파인애플 3개를 올려놓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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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사진.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턴슨 AIT 처장이 사무실 책상 위에 대만산 파인애플 3개를 올려놓고 있다./AIT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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