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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전국24시]'1000만 서울' 붕괴…외국인 빠져나가고 늙어가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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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서울 인구 991만1088명…32년만 1000만 밑돌아

'천만 서울'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인구가 1000만명 미만으로 집계된 건데요. '천만 서울'이 깨진 건 1988년(1029만명) 이후 무려 32년 만입니다. 인구가 어디서 얼마나 줄었는지, 지금 서울은 어떤 모습인지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메가시티서 탈락한 서울…코로나19 탓 '중국인이 떠났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를 메가시티(Mega City)라고 부릅니다. 서울은 1988년 인구 1029만명으로 처음 메가시티 반열에 올랐고, 1992년 인구 1097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로는 지금까지 지속해서 인구 감소세를 보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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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4일 남한산성에서 바라 본 서울 모습.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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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서울 인구는 1001만명으로, 턱걸이로 메가시티 지위를 지켜냈습니다. 시간 문제로 여겨졌던 1000만명 지지선 붕괴는 최근 실시된 2020년 말 기준 조사에서 곧장 실현됐습니다. 2020년 말 기준 서울의 공식 총인구는 991만 1088명입니다. 1년 전보다 9만9895명, 약 1% 줄었습니다.

어디서 이렇게 많이 줄었는지 살펴보니 외국인 등록인구가 가장 큰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2020년 말 기준 서울 인구는 내국인 966만8465명, 외국인(90일 초과 장기체류자) 24만2623명으로 구성돼있는데요, 전년 대비 줄어든 인구를 보면 내국인이 6만642명이고 외국인이 3만9253명입니다. 단순 비교하면 내국인이 더 크게 준 것 같지만, 감소율로 따졌을 땐 외국인의 감소율이 13.93%로 내국인(-0.62%)보다 훨씬 더 큽니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외국인은 대부분 중국 국적 외국인(3만2070명)이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그간 중국인 비중이 컸던 방문취업 인구(-35.45%)와 유학 인구(-16.79%)가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참고로 외국인을 제외한 내국인 기준 서울 인구는 이미 2016년부터 1000만명을 밑돌았습니다.

◇이리 보고 저리 봐도…'늙어가는 서울' 부정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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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말 서울 고령화지표 추이. 〈사진=서울특별시 주민등록 인구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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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서울이 빠르게 늙어간다는 것입니다.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을 따지는 '고령화율' 수치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2010년 말 서울의 고령화율은 9.5%였습니다. 10년이 지난 2020년 서울의 65세 이상 인구는 156만8331명을 기록했고, 고령화율은 15.8%로 치솟았습니다. 2019년 말(14.8%)과 비교해도 1년 사이 1%포인트나 높아졌습니다. 고령화율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가 됐다고 하는데, 서울은 이미 2018년부터 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의 부담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인구(14세 이하, 65세 이상)를 나타내는 총부양비는 2020년 말 35.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보다 1.3명 증가한 겁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서울의 급격한 고령화 추세가 더 잘 보입니다. 14세 이하 유소년 부양비가 13.8명으로 0.3명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노년 부양비가 21.4명으로 1.5명 증가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가능인구의 부담은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년 대비 15~19세(-4만2767명), 45~49세(-4만 504명), 35~39세(-3만6948명) 순으로 인구가 크게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인구는 모든 구간에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0~4세 인구가 1년 만에 10.25%나 감소했지만 85~89세 인구는 11.42% 급증해 서울의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속도를 가늠케 했습니다.

◇사람 몰린 송파·강서·강남구…사람 적은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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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말 서울시 자치구별 인구 현황. 〈사진=서울특별시 주민등록 인구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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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별로 인구 편차는 컸습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송파구로 67만3926명입니다. 전체 서울 인구의 6.8%가 송파구에 쏠려있다는 얘깁니다. 강서구(58만5901명, 5.91%)와 강남구(54만4055명, 5.49%), 노원구(52만7032명, 5.32%)에도 많은 사람이 살았습니다.

반면 중구(13만4635명, 1.36%)와 종로구(15만8996명, 1.6%), 용산구(24만4645명, 2.47%)는 비교적 인구가 적었습니다. 자치구당 평균 인구수는 39만644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사람이 가장 많은 송파구와 사람이 가장 적은 중구를 비교하면 무려 5배 차이가 납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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