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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브라질 변이, 코로나 완치자도 최대 61% 재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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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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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지역의 한 코로나19 희생자의 묘지에서 방역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마나우스에서는 지난해 12월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마나우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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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일지라도 최대 61%까지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최대 2.2배 강한 것으로 추정됐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임페리얼칼리지, 브라질 상파울루대 연구진은 2일(현지시간)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지역의 코로나19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존 바이러스보다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1.4~2.2배 세다고 추정했다.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최대 1.7배 센 것으로 알려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의 면역효과를 회피할 확률도 25~61%에 이른다고 봤다. 코로나19 완치자가 재감염될 확률이 25~61%라는 뜻이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마나우스에서 처음 발견돼 ‘P.1’으로 이름 붙여진 변이 바이러스는 빠르게 지역사회로 퍼져나갔다. 마나우스 신규 감염자의 87%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 매일 80명꼴이던 마나우스 사망자 수는 지난 1월 200명꼴로 늘어났다. 브라질의 하루 코로나19 사망자도 이날 1726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연구진은 변이가 퍼진 후 마나우스의 사망률이 1.1~1.8배 늘어났는데, 변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연구를 이끈 누노 파리아 옥스퍼드대 교수는 “사망 위험이 증가한 것이 변이 때문인지, 아니면 마나우스의 광범위한 의료체계 붕괴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변이가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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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의 공공장례 서비스 노동자들이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 노인의 시신을 자택에서 운반하고 있다. 마나우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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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00만명이 사는 아마존의 가장 큰 도시 마나우스에서는 이미 지난해 4~5월 사망자가 폭증했다. 무덤이 부족해서 구덩이 하나에 관을 10개씩 묻는 충격적인 장면이 현지 매체에 보도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산소통과 병상 부족 등으로 환자들을 대거 다른 지역 병원으로 보내는 사태가 벌어졌다.

코로나19로 마나우스의 한 병원에 입원한 이즈리얼 가토 세라오(41)는 지난 2월 “병상이 없었기 때문에 환자 10명이 병원 복도에서 기침을 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현지 매체 G1 글로보에 말했다. 그는 “50대 남성이 병원 문 앞에서 괴로워하는 것을 봤다”면서 “그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손을 들었고, 직원들은 그를 돕는 대신 그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변이 바이러스는 이웃국가 페루를 비롯해 미국, 영국 등 24개국으로도 퍼졌다. 페루 수도 리마의 한 국립병원 중환자실 의사 로사 로페즈는 “바이러스가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 정말 공격적이다. 상황이 매우 어렵고 끔찍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연구진은 “매달 1~2개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고 있다. 돌연변이의 변화 속도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관련 있다. 사례 수를 낮출수록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속도가 느려진다”고 당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마나우스의 사례는 부국과 빈국의 백신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인구 15% 넘게 백신을 맞았지만, 브라질에선 3%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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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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