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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지금까지 뭐하다가...” 김의겸 의원직 승계에 열린민주당 내부서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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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승계로 국회 입성을 앞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을 놓고 열린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실패한 뒤 별다른 대외 활동을 하지 않는 등 당에 기여가 없었는데, 의원직을 꿰차는 것이 온당하냐는 지적이다.

김 전 대변인 대신 비례대표 후(後) 순위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나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의원직을 승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자 손혜원 전 의원은 “서로 상처주지 말고 하나로 뭉치자”며 당심 추스르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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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열린민주당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의원직 승계예정자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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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민주당 공식카페인 ‘열린민주주의 Cafe’ 정치시사게시판에는 김 전 대변인에 대한 비판 글이 여럿 올라왔다. 김 전 대변인은 작년 4월 총선 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4번으로 나왔지만,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득표가 5.52%에 그쳐 바로 전 순번인 3번까지만 배지를 달았다. 그러다 비례 1번인 김진애 의원이 이날 서울시장 출마와 여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비례대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 것이다.

당원 A씨는 이를 놓고 김 전 대변인을 겨냥해 “총선 후 지금까지 뭘 하다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주진형 안원구 황희석 김성회 등등 이분들만큼만 당에 힘을 보탰어도 이런 기분은 안들텐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 이후 바람처럼 사라져놓고 본인의 헌신 하나없이 승계하면 끝인가”라고 썼다.

여기엔 “선거 후 한 번도 얼굴 못 봤는데 열린민주당 의원이 될 수 있을까” “당에 기여 없이 의원직만 승계하겠다는 것은 당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지금까지 고생하신 다른 분들을 생각해서 사양해야 하는 건 아닌가” 같은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당원 B씨도 “아~ 이제 열린민주당도 막이 내립니다. 김의겸님 정중히 의원직을 사양해 주세요! 지금까지 한 게 없는데 넙죽 받아먹기 미안하지 않나요?”라는 글을 적었고, 당원 C씨는 “김의겸 후보가 그 동안 우리 열린당에서 어떤 역할과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김 전 대변인은 작년 총선 이후 별다른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의 페이스북 계정을 보면 작년 총선 하루 전날인 2020년 4월 14일에 올라온 투표 독려 게시글 이후 아무런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았다. 김 전 대변인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작년 5월 조국 전 법무장관이 보수 유튜버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조 전 장관 측 증인으로 재판에 나왔을 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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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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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당 내 분위기는 김 전 대변인에 우호적이었던 작년 총선 직후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당시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이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1번 김진애 당선자에 대해 ‘사퇴 운동’을 벌인 바 있다. 비례대표 4번이었던 김 전 대변인을 국회에 들여보내기 위해 김 당선자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총선 이후 야인으로 지낸 김 전 대변인을 옹호하는 주장도 있다. 당원 D씨는 김 전 대변인이 그간 공개 행보를 할 수 없었던 이유에는 말 하기 어려운 가정사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김 전 의원은) 지도부와 (비례대표) 후보들과는 소통을 해왔다. 나오지 못하는 사정에 대해 면목 없다고 늘 미안해 하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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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전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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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글에도 “그 가정사라는 것이 오늘 부로 해결되어 갑자기 국회의원직 수행이 가능해진 것일까?” “총선 이후 너무 당에 무관심하셨기에, 당원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라는 비판 댓글이 붙었다.

김 전 대변인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이 당을 만든 손혜원 전 의원이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2일 카페에 올린 글에서 “한가지 드릴 부탁 말씀이 있다”며 “김 후보(김의겸)께서 여러분들 앞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섭섭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런 연유로 ‘국회의원 된다 안 된다’하며 우리끼리 논쟁하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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