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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LH 투기 의혹 전수조사"···감사원 아닌 총리실 지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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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일 광명ㆍ시흥 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투기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세가지 사항을 정부에 지시했다”며 지시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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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월16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토교통부 2021년 업무보고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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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먼저 “광명ㆍ시흥은 물론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부와 LH 등 관계 공공기관의 신규택지개발 관련 부서 근무자 및 가족 등에 대한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빈틈없이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조사 주체는 국무총리실로 특정했다. 문 대통령은 “전수조사는 총리실이 지휘하되 국토부와 합동으로 충분한 인력을 투입해 한점 의혹도 남지 않게 강도높이 조사하라”며 “위법사항이 확인된 경우 수사의뢰 등으로 엄중히 대응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신규 택지개발과 관련한 투기 의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LH 직원의 투기 의혹은 전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의 기자회견으로 불거졌다.

이들에 따르면 LH 직원과 배우자·지인 등 10여명은 광명ㆍ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 예정지로 지정되기 전 이 일대의 토지 약 2만3028㎡(7000평)을 매입했다. 광명ㆍ시흥지구는 지난달 24일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1271만㎡, 384만평)로 7만 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LH 직원들은 토지 매입에 사용한 자금 100억원 중 58억원 이상을 은행 등 금융기관 대출로 충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발 계획을 미리 알고 거액의 대출을 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토지에는 최근 집중적인 나무심기 공사가 진행됐다. 토지 보상가를 높이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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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최근 나무심기 공사가 이뤄졌다. 이는 토지보상가를 높이기 위한 전형적 수법으로 알려져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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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이날 지시는 의혹이 불거진 뒤 하루만에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부동산 투기에 주택 공급의 주체인 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점에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LH직원들의 해당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사장으로 재직했던 기간과 겹친다. 또 변 장관이 취임 직후 발표한 2ㆍ4 부동산 대책의 주무가 LH라는 점에서 변 장관의 리더십은 물론 부동산 대책의 진정성에까지 이미 상처가 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변 장관의 책임론이 불거진 것을 알고 있지만, 책임론은 (직원)관리에 대한 책임”이라며 “어쨌든 ‘변창흠표’ 공급대책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변 장관이) 리더십과 신뢰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본다”며 “문 대통령이 엄정한 조사를 강조한 지시를 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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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3기 신도시(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변 장관에게도 책임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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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조사의 주체를 총리실로 특정했다. 전날 국토부가 직접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했던 변 장관의 의견을 문 대통령이 하루만에 직접 뒤집은 셈이다.

이를 놓고 여권에서도 변 장관에 대한 불신론이 제기됐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토부의 자체 조사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거란 말이 적지 않다”며 “기본적으로는 이번 사안은 국토부를 믿지 못한다는 시그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총리실이 조사의 주체가 된 배경에 대해 “총리실에 공직복무관리관실이 있다”며 “객관성과 엄정성을 담보해 투기 의혹에 대한 조사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총리실 관계자도 “공직복무관리관이 원래 관련 업무의 주무 부서”라며 “앞으로 신도시 토지 거래 내역 전체를 비롯해 국세청을 통해 차명거래 가능성까지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선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최재형 원장이 주도하게 될 감사원 감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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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쪽은 윤석열 검찰총장. 오른쪽은 최재형 감사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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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들은 이미 전날 해당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감사원에도 해당 청구가 정상적으로 접수된 상태라고 한다. 감사원은 통상 공익감사 청구에 대해 청구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감사 착수 여부를 청구인에게 통보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감사원 ‘패싱’ 논란과 관련 “감사원과 합동으로 (조사)하면 착수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며 “우선 충리실과 국토부가 1차 조사를 신속하게 해서 객관성과 엄정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과 추가 조사하는 방식으로 갈지는 앞으로 좀 더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또 ‘조사 대상이 청와대 직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은 ‘국토부, LH, 관계공공기관 부서 근무자 및 가족 등’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여러 산하 기관 또는 자회사 등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당장 조사 대상을 여권 전체로 넓힐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다만 “조사를 하다가 범위는 넓혀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태화ㆍ윤성민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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