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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일자리 준다'며 위구르족 강제 이주"... 또 다른 자치 말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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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중국 고위층 대상 보고서 입수
겉으론 실업·빈곤 등 해소 명목 제시
인구 자체 줄여 '한족 동화' 검은 속내
한국일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 위치한 위구르족 교육시설의 입구 전경. 우루무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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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거주 무슬림 소수민족에게 ‘직업을 알선해 주겠다’고 꾀어 다른 지방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집단수용소 감금을 통한 강제 교화에 이어 신장 내 위구르족 인구 자체를 줄여 자치 동력을 말살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2일(현지시간) 중국 고위관리들을 대상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근거로 중국 당국이 계획적으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인을 다른 지역으로 내몰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난카이대 연구진이 2018년 5월 신장 허톈에서 실시한 현장 조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는데, 이주 정책이 위구르족 와해 목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보고서는 “노동 이주는 위구르 소수민족을 (한족에) 동화시키고 그들의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을 다른 지방으로 이동시켜 뿌리 뽑아야 인구밀도를 낮출 수 있다”고 적시했다. 그간 농촌의 소득 향상과 만성적인 실업ㆍ빈곤 해소를 이주 사유로 내세운 중국 정부의 주장이 새빨간 거짓이라는 얘기다.

보고서에는 2017년 신장에서 안후이성으로 강제 이주한 19세 여성 사례가 소개됐다. 해당 여성은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중국 당국자들이 신장에 계속 머무르면 강제로 결혼해야 하고, 평생 살던 곳도 벗어날 수 없다고 압박한 사실을 폭로했다. 방송은 또 ‘이주노동자 모집소’가 마을마다 설치돼 직업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는 주민들은 사상교육을 받은 뒤 공장으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수민족 강제 이주자들을 모집한 공장 6곳을 조사한 결과, 최소 두 곳에서 통제를 받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런 엄격한 이주 정책으로 허톈에서만 노동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25만명이 타지로 떠났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 보고서는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만을 반영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 내용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언론인들에게 정부의 권위있는 정보를 보도 근거로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최근 BBC와 중국 정부는 극한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은 지난달 12일 0시를 기해 중국 내 BBC 송출을 금지시켰다. 방송 가이드라인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BBC가 신장의 재교육 수용소에서 조직적인 강간과 성폭행, 고문을 당했다는 위구르 여성들 인터뷰를 담은 기사를 낸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 외교부는 BBC를 “가짜 보도”의 온상으로 비난하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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