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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빚투’ 열풍 식었나… 증시 주춤하자 신용대출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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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대 은행 556억 줄어

요구불예금 29조 가까이 증가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늘어

2월 들어 3조7000억 이상 ↑

“집 구매수요·전세값 상승 영향”

세계일보

증시가 멈칫하자 신용대출도 따라 주춤하고 있다. 2월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총액이 감소하고, 전체 가계 대출 증가 폭도 축소됐다. 다만 정부의 각종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도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1705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 674조3738억원보다 3조7967억원이 늘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포함하는 전체 가계대출은 급증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9월 한달간 가계대출 잔액은 6조5757억원이 늘었고, 10월에는 7조6611억원 증가했다. 이어 11월에는 9조4196억원이 늘며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금융당국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며 12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1823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1월에는 4조2199억원까지 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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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신용대출 총액이 556억원 줄어든 부분이 주목된다. 월 기준 역대 가계대출 최고 증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4조8494억원이었다가 12월 정부의 규제 속에 443억원 감소했고, 1월에는 1조5918억원으로 다시 커졌다. 아직 정부가 추가 대출 규제책을 시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2월 신용대출이 감소한 데 대해, 기업의 성과급과 떡값 지급, 월말 카드 결제일 지연, 주식 시장의 정체 등이 이유로 꼽힌다.

지난 1월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하며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열기 속에 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가, 2월 들어 코스피 지수가 빠지면서 대출 증가세도 꺾였다는 분석이다. 신용대출 감소와 함께 은행 수신(예금) 중 단기자금이 주로 머무는 요구불예금이 지난달 28조9529억원 불어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개인의 투자 관망세가 강해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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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감소에도 주택담보대출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11월 4조1354억원, 12월 3조3611억원, 올해 1월 2조5830억원으로 점점 줄다가, 지난달에는 3조7579억원으로 다시 많아졌다.

각종 대책에도 주택 구매 수요는 여전한 모습이고, 덩달아 오른 전셋값도 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주택 구매와 함께 이사철이 다가오며 비싸진 전셋값을 충당하기 위한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월 가계대출이 전달과 비교하면 주춤했다고는 하지만,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우려에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와 채무상환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해 1분기 중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위는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규모 산정 시 현재 소득뿐 아니라 미래소득까지 감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가계부채의 증가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차주의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도록 관리하는 한편, 청년층에 대해서는 접근을 달리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로 부실기업이 양산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시적 자금부족이 발생한 기업과 통상적인 상황에서 상환을 못 하는 기업은 구분해야 한다”며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대상이 전체 총 여신의 0.34%(금액 기준)에 불과해 좀비기업 양산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엄형준·김준영 기자 ting@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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