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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신변보호 요청 안한 정인이 양부, 돌연 무릎 꿇으며 “살려달라”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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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공판엔 신변보호 요청 없이 일찍 법정 들어서

“장씨 양육 방식이라 믿어” 재판서 양모에 책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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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고 사죄하는 정인양 양부 안모씨. YTN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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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 안모씨(37)씨가 재판을 마치고 도망치듯 법원을 빠져나오다 갑자기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씨는 재판을 마친 뒤 항의하기 위해 안씨를 기다리는 시위대를 피해 법원 반대편 출입구로 나왔다. 이를 발견한 취재진이 안씨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지자 안씨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취재진은 안씨를 따라 뛰면서 “아이가 계속 방치됐다고 지인이 진술했는데 어떤 입장인가”, “아래층 주민이 ‘쿵’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난 소리인가”, “정인이에게 하고 싶은 말 없나” 등을 물었다.

이후 3분가량 뛰던 안씨는 갑자기 멈춰 서더니 무릎을 꿇고 연신 “죄송하다. 살려달라”는 말을 반복하며 오열했다. 안씨는 사죄 후 한참을 흐느끼더니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걸었다.

앞서 1~2차 재판에서 신변보호를 요청했던 안씨는 이날 신변보호 요청 없이 일찌감치 법정으로 들어섰다. 안씨는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양모 장모씨(35)와 함께 전날 세 번째 재판을 받았다. 안씨는 장씨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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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3차 공판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한 시민이 양부모 구속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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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양 양부모의 지인, 아랫집 주민, 대검찰청 심리분석관이 증인으로 나온 세 번째 재판에서 양부모 측은 양육 과정에서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있었다며 검찰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지만, 고의는 없었다며 살인죄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장씨 측은 “(정인이) 복부를 발로 밟은 사실이 없다”며 “감정 결과를 봐도 피해자를 피필적 고의로나마 죽이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나온 대검 녹화분석과 소속 심리분석실장은 “‘발로 밟지 않았다’는 장씨 주장은 거짓이라고 판정했다”면서 “4명의 분석관이 채점했는데 모두 ‘거짓’으로 판정했다”고 전했다.

양부 측은 “정서적 학대를 함에 있어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고, 피해자와 친밀하게 지내려다 다소 과한 점이 있었다”며 “돌이켜보면 학대였다. 미필적 고의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 장씨(부인)가 자신의 방식대로 양육할 것이라고 너무 믿었다”고 주장했다.

양부 측은 평소 피해자와 양부 사이가 좋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린이집 관계자가) 정인잉가 아픈 상황에서도 아빠가 ‘이리 오라’고 하니까 걸었다고 증언했다”고 근거를 댔다. 그러나 검찰은 “아빠와 사이가 좋아서가 아니라 걸으라고 해서 걸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양부 측은 “(관계자가) ‘아빠라서 좋아서 걷는구나’라고 말했다”고 재반박했다.

한편 안씨는 지난달 25일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주변에서 정인이의 학대를 의심해왔지만 왜 스스로 알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후회했다. 이는 첫 공판이 열리기 전 처음으로 반성문을 낸 데 이어 두 번째 반성문이다.

안씨는 “정인이의 죽음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라며 “정인이를 살릴 수 있었던 기회가 여러 번이었지만 단 한 번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아이 상태를 속단했던 스스로가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또 안씨는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며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호소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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