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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별의 순간" 현실로?…'결단' 앞둔 윤석열, 정치권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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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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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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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이 정치권의 '가설'을 넘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금명간 총장직 사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고, 여야 정치권 모두 다른 의미에서 "정치하라"고 부추긴다. 실제 움직이면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 '1강 2중'의 현 대권 구도가 출렁이는 것은 물론 보수야권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떠나거나 또는 쫓겨나거나…이래저래 거취 결정 '임박'

법조계에는 윤 총장의 사의설이 널리 퍼졌다. 오는 7월까지 임기가 넉 달가량 남은 상황이지만, 임기를 채우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탓에 사퇴할 결심을 할 결심을 굳혔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 총장은 2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여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통한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했고, 전날은 대구지검 방문길에서 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들에게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그가 4일 오전 반차를 내고 대검에 출근하지 않자 '이르면 오늘(4일) 거취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마저 쏟아졌다. 다만 대검 관계자는 "(윤 총장이) 지방 일정을 소화하고 난 뒤 가끔 오전 휴가를 낼 때도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가 사퇴하지 않는다 해도 오래 자리를 지키기는 어려울 수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오후 JTBC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총장직을 수행하는 건지, 자기 정치를 하는 건지 구분이 안 된다. 국민이 피해 보는 것을 총리로서 모른 척할 수 없다"며 "검찰총장 거취에 대해 대통령께 건의하는 것을 고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의 해임제청권은 주로 장관급인 국무위원이 대상이기 때문에, 윤 총장은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권한과 관계없이 정부 2인자인 총리가 검찰총장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정치적 무게는 절대 가볍지 않다.


여도 야도 "윤석열, 정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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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변에 사의표명 의사를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온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석열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세워져 있다. 2021.03.04.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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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긍정도 아니지만 부정도 아니라는 측면에서, 윤 총장이 정치 입문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미 윤 총장은 국내 정치 지형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왔다. 도드라지는 대권 주자를 찾지 못한 보수 야권 성향의 유권자들은 '검찰개혁' 이슈 등으로 문재인 정부와 대립하는 윤 총장에게 지지와 기대를 보내왔다.

이에 윤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함께 이른바 '3강', 현재는 '1강 2중' 대권 구도의 한 축을 차지한 상태다. 전날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지검을 찾아 윤 총장에게 "환영" 인사를 건넨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대권 주자를 맞이하는 지자체장'을 떠올린 게 단적인 예다.

지난해 말 '윤석열 징계사태'가 한창일 때만 해도 그의 정치 입문에 회의적인 시선이 상당했지만, 최근 수일간의 행보는 이 같은 전망을 바꿔 놓았다. 여야 지도부 모두 섣부른 해석을 경계하는 표정이지만, 개별 의원들은 '정치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우선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최근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 "퇴임 후 현실 정치에 참여하려는 수순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고,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KBS 인터뷰에서 "대국민 선동을 하고 정치에 개입하려면 검찰총장직을 벗고 하라"고 했다.

전날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토론회에서는 '윤 총장이 대권에 도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나경원·오세훈·조은희 후보가 'O'를, 오신환 후보만 'X'를 택했다.


지지층 겹치는 이재명-윤석열…대권경쟁 여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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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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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의 결단이 내려진다면, 그 파급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 추윤 갈등 과정에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올 들어 상당 부분 지지율을 반납했지만, 여전히 '1강' 이재명 지사를 위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후보라는 기대감이 살아 있다.

특히 정치권에선 중도성향의 부동층 표심이 윤 총장과 이 지사를 횡보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지난해 말 윤 총장의 대권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던 시기에는 이 지사가 주춤했고, 올해 초 윤 총장 지지율이 하락과 이 지사의 독주가 겹쳤던 탓이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의 대권 도전이 본격화되면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싫다'는 유권자들에게 또 한 번 '선택의 순간'이 다가올 수 있다.

그를 둘러싼 정계 개편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윤 총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 '윤 총장 부친이 충남 논산 출신이다'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국민의힘이 주도해 온 반여 전선이 다시 짜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 야권 대권후보 중에 1명이고, 지지율이 1등이기 때문에 우리 당 입장에서 찬성하고 반대하고 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고, 윤 총장에게 "별의 순간이 왔다"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3월이 (윤 총장의) 결정적 순간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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