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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한달만에 최악 유혈사태…무차별 총격에 3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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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미얀마 특사 "3일 시위서 38명 목숨 잃어"

국제사회 요청·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무차별 총격

19세 소녀 머리에 총상…미성년자도 2명 사망 추정

"강경진압 수위 날로 심화…최악 유혈사태"

美, 군부 겨냥 추가 제재 예고…中에도 적극개입 압박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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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얀마에서 연일 반(反)쿠데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얀마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3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최소 3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요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이는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달 28일 ‘피의 일요일’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외신들은 지난달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한 달여만에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얀마 경찰은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강력 규탄하며 추가 제재를 예고하는 한편, 미얀마 군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서도 적극 개입을 촉구했다.

CNN방송·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이날 미국 주도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미얀마에서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38명이 숨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버거너 특사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3년 전 미얀마를 감시토록 임명한 스위스 외교관이다.

버기너 특사는 회의에서 “오늘은 2월1일 미얀마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다. 오늘만 38명이 죽었다. 이제 쿠데타 이후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섰다”고 했다. 또 “약 1200명이 구금돼 있지만 가족들은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버거너 특사는 “이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단결이 필요하다. 올바른 조치를 취하는 건 회원국들의 몫”이라고 했다.

NYT는 “버거너 특사는 38명의 사망자가 어떻게 집계됐는지 정보 출처를 명시하지 않았고 어디에서 몇 명이 숨졌는지도 밝히지 않았다”고 썼다. 하지만 미얀마 현지 언론 및 소셜미디어(SNS) 계정 등에 따르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해 만달레이·밍옌·모니와 등지에서 무차별 총격이 가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사망자들 가운데 최소 2명은 10대 미성년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NS엔 이와 관련한 사진과 동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병원 의사의 말을 빌려 “양곤에서만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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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시위는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약 4주간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얀마 전역으로 시위가 확산하는 등 저항이 거세지자 군부 진압도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CNN은 시위 진압 경찰들이 최근 들어 시위대에 실탄을 사격하고 최루탄·물대포·고무탄·섬광탄·기절 수류탄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도 미얀마 시위대와 의료진들의 제보를 토대로 전에는 실탄 사격이 뜸했지만 최근엔 자주 총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경찰은 여러 도시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모든 게 괜찮아 질 것’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19세 여성은 머리에 총상을 입었고 일부 남성들은 달리는 도중에 눈과 가슴에 총탄을 맞았다. 경찰은 의료진들에게도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또 WSJ은 “미얀마 군부가 수십년 군정 독재 기간 정권에 반대하는 자들을 축출하기 위해 사용했던 유혈진압, 대규모 체포·구금, 야간 습격 등과 동일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현재 군정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타협하거나 대응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군부는 현재 인터넷을 차단해 시민들의 소통을 막고 있으며 시위를 취재하는 언론인이나 사진기자를 체포하기도 했다. 앞서 AP통신은 자사 사진기자가 지난달 27일 양곤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 체포됐고 그를 포함한 내외신 기자 6명이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쿠데타 발발 이후 현재까지 최소 1294명이 체포·기소 또는 형을 선고받았다. 여기엔 34명의 언론인도 포함돼 있다.

BBC방송은 전날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외교장관들이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미얀마 군부는 이를 무시하고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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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날 최악의 유혈사태에 대해 “끔찍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국제사회에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민정부 복귀를 평화적으로 요구하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에게 자행된 폭력을 목격해 간담이 서늘하고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자국민을 향한 미얀마군의 잔혹한 폭력을 모든 나라가 한목소리로 규탄할 것을 요구한다”며 미 정부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미얀마 군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서도 더 이상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중국은 버마에서, 현지 군정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 영향력을 버마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건설적으로 활용할 것을 우리는 촉구해 왔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바티칸에서 진행한 일반 알현에서 “미얀마인들의 희망이 폭력에 억압되어선 안 된다”며 정치범 석방과 폭력 종식을 위한 대화를 호소했다. 그는 “사랑하는 땅의 젊은이들은 만남과 화해를 통해 미래에는 지금과 같은 증오와 불의가 아닌, 희망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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