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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선 민간인 운운할지 몰라도 변희수 하사는 영원한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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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변희수 하사에 시민사회 잇따른 추모 물결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육군 하사로서 한결같은 삶”

“사회적 타살…혐오와 싸우는 투사로 만들지 않아야”

‘민간인 사망’으로 치부한 군 향한 비판도 쏟아져


한겨레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어 성전환 수술을 했던 거예요. 수술 후에 우울증이 사라지는 등 모든 게 정상이 됐어요.” 트랜스젠더 하사였던 변희수씨가 지난해 3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 공원에서 진행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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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했다고 강제로 전역당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된 뒤 시민사회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4일 “당당한 모습의 멋진 군인,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기갑의 돌파력으로 군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버리겠다’며 크게 웃던 전차조종수 변희수 하사를 기억한다”며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을 함께 꿈꾸던 이들의 따뜻한 인사 속에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위해 용기 내 주셨던 변희수 하사를 기억한다. 트랜스젠더 혐오에 반대한다”고 애도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어 “변희수 하사의 바람은 단 하나,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것은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마저 촉구할 정도로 당연한 권리였다”고 강조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들도 절박한 심정을 표현했다. 트랜스해방전선은 추모 논평을 내어 “당신이 있어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수많은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들은 변희수 하사의 용기 있는 선택을 보며 힘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다”고 밝혔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은 “트랜스젠더의 삶은 성전환 이전과 이후가 단절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고인은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그리고 육군 하사로서 한결같은 삶을 살았을 뿐이다. 우리가 이제 고인의 운동을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의 추모도 잇따랐다. 최근 잇따른 트랜스젠더의 사망 소식을 두고 사회적 타살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투쟁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성소수자를 혐오와 싸우는 투사로 만들지 않는 사회를 이루는 일에 동참하겠다”(@*****eye), “이 사회를 더 제대로, 바르게 바꾸지 못했던 우리도 자성해야 한다. 그래서 안타까움 뿐만 아니라 책임감과 부채의식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_G_)는 글들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고인을 추모하는 ‘#TransRightsAreHumanRights’(트랜스젠더의 권리는 인권이다)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도 올라오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요구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으로 인해 원통한 일을 겪는 사람들이 더는 없도록 국회가 한시바삐 차별금지법 통과시키기를 촉구한다”(@*****voc)는 글을 올렸다.

변 전 하사의 죽음을 ‘민간인 사망’으로 치부한 군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군에서는 민간인 운운하며 존재를 부정할지 몰라도 변희수 하사는 영원한 군인이다”(@*****024), “민간인 사망에 할 말이 없다는데 필요할 땐 국가의 자식 불리하면 남의 자식이네”(@*****c99)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2019년 11월 휴가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 전 하사는 여군 복무를 희망했지만, 육군은 지난해 1월23일 그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강제 전역시켰다.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12월 군의 조처가 “법적 근거 없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8월 전역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 진행이 늦어져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첫 변론기일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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