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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소주 2병, 번개탄?' 20년 마트 주인의 '눈썰미'가 생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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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북경찰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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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서 20년 가까이 마트를 운영하는 A(57)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있었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

A씨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중년 여성이 소주 2병과 번개탄 1개, 라이터 한 개, 과자 두 봉지를 계산대에 올려놓는 데 느낌이 이상했다.

무언가 힘이 없어 보이는 여성의 표정과 모습, 구입물품에서 이상한 낌새를 차린 A씨는 손님이 다녀간 20여분 후인 이날 오후 4시 45분쯤 전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신고를 했다.

"조금 전에 소주 2병과 병개탄을 사간 손님이 있는 데 느낌이 이상하다"며 "혹시 몰라 차량번호를 적어 두었다"고 알려줬다.

경찰은 A씨가 건넨 차량 번호로 위치를 추적해 전북 부안군 부안읍 한 도로에서 이동 중인 차량을 발견했다. 현장으로 달려간 경찰은 차량을 세우고 운전자인 50대 여성을 설득해 인근 파출소로 데려갔다.

'나쁜 마음'을 먹고 광주를 출발해 별다른 목적지 없이 운전 중이었던 이 여성은 파출소에서 안정을 취한 뒤 경찰의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온 가족과 함께 귀가했다.

경찰은 "손님의 수상한 행동을 무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마음까지 살펴본 마트 주인의 눈썰미가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길 거절한 A씨는 "혹시 경찰관들이 헛걸음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에 에 신고를 망설였다"며 "손님에게 좋은 결과가 있어 다행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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