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인구 50% 백신 맞은 '면역실험실' 이스라엘…재빠른 접종 비결은?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빠른 접종 확산으로 유증상 감염 94%↓…"정부와 국가 지도자 신뢰가 핵심"

서울시가 어제(3일) 코로나 19 백신 접종 선도국인 이스라엘로부터 노하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면역실험실'을 자처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코로나 19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결과 유증상 감염을 94% 낮추고 중증환자도 92% 줄이는 효과가 있었단 희소식을 전했습니다. 무엇보다 빠른 접종률 상승의 비결은 정부에 대한 신뢰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JTBC

서울시-이스라엘 코로나19 백신접종 온라인 콘퍼런스 [서울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제(3일) 오후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이스라엘 코로나 19 백신 접종 온라인 콘퍼런스'엔 양국 코로나 19 전문가들이 자리했습니다. 양국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을 자문해주는 전문가들이 마주 앉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을 총괄하는 보건부의 요아브 키 쉬 차관과 랜 D. 발리 커 벤구리온대 감염 병학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서 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이재갑 한림대 교수 등이 대화에 참여했습니다.

● 백신 불안에 떠는 사람들…. 빠른 접종 비결은 '정부 신뢰'

인구가 930만명인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약 두 달 만에 전체 인구 50% 정도가 1차 접종을 마쳤고 인구 35%는 2차 접종도 완료했습니다. 빠르게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이스라엘 신규 확진자 수는 1월 중순 대비 1/3 수준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접종은 60살 이상과 의료진, 누워 지내는 환자를 간호하는 인력들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50살 이상과 교사, 40살 이상, 17살 이상 순서로 접종받았습니다. 하루 25만명씩 대규모 접종이 이뤄졌습니다.

처음엔 접종률이 올랐지만 3주 뒤 2차 접종이 시작될 즈음부터 신규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의 발리 커 교수에 따르면 접종률이 떨어지던 시점 "백신 접종 효과에 대한 실제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접종률이 다시 상승했다"고 합니다. '백신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위험하진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해소할 만한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우려되는 상황을 돌파했다는 것입니다.

발리 커 교수는 빠른 접종률 상승의 비결이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에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민들이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정부가)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요아브 키 쉬 이스라엘 보건부 차관도 "접종률이 높았던 이유는 국가 지도자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생방송으로 백신 맞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많은 기관의 참여와 협력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이스라엘의 '접종자 인센티브' 우리나라도 가능할까?





JTBC

백신 접종 뒤 그린패스를 발급받고 '그린패스 콘서트'를 즐기고 있는 이스라엘 시민들. [로이터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전문가들은 완치자에 대해 발급하는 '그린 패스' 제도에 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선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이나 완치자에게 '그린 패스'를 발급해줍니다. 앱을 통해 '그린 패스'를 발급받으면 식당, 헬스장, 쇼핑센터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감염자와 접촉했더라도 자가격리 대상이 되지 않는 특혜도 있습니다. 이 제도 덕분에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이스라엘 정부는 진단했습니다. 키 쉬 차관은 "백신 접종 덕분에 봉쇄가 완화됐고 이번 주 일요일을 기점으로 점점 완화조치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서울시는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접종자에게 그와 같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도입할 가능성은 작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 국장은 '이스라엘의 '그린 배지'와 같이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린 배지 같은 것은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국장은 다만 "접종 후 증명서는 발급할 예정"이라며 "적극적으로 접종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투명한 접종을 진행해 접종 불안감을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집단면역까지 몇 번의 고비…재확산 막을 무기는 '일상의 방역수칙'

백신 접종률이 높다는 것이 코로나 19로부터의 해방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WHO(세계보건기구)는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던 전 세계 확진자 수가 지난주에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백신 접종에 따른 섣부른 방역 완화조치, 변이바이러스 확산 그리고 느슨해진 경각심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WHO에 따르면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과 세계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영국도 접종 시작 한 달 후 확진자 수가 각각 2.7배에서 5.5배까지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백신과 방역이 함께 이루어져야 코로나 19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정 총리도 오늘(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우려를 표했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는 3월 말 또는 4월 초에 4차 유행이 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백신 접종이 자칫 방심의 신호탄이 되어 4차 유행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접종과 함께 철저한 방역수칙 실천을 당부했습니다.

임지수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