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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포스코, '35조원 잭팟' 어떻게 계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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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리튬 염호 총매출 35조"…100배 평가차익 매장량 6배 늘었다지만 개발 초기 추정치 생산공장 완공 2년 기다려야…가격도 들쭉날쭉 [비즈니스워치] 안준형 기자 why@bizwatch.co.kr

포스코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염호(소금 호수, 함수호)에 매장된 리튬의 '미래 가치'가 35조원에 달한다는 자체 분석을 내놨다. 포스코의 화학소재 자회사 포스코케미칼의 시가총액(12조6652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2018년 포스코가 이 염호를 인수한 가격은 3300억원. 2년 만에 100배 넘는 평가 차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 염호의 미래 가치는 어떻게 산정됐을까? 정말 잭팟을 터뜨린 것인지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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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조원은 어떻게 나왔나?

지난 3일 포스코는 '리튬 가격 급등에 미래 가치 재조명'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르헨티나 염호의 미래가치가 35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2018년 포스코는 호주 자원개발회사 갤럭시리소스로부터 이 염호의 광권을 인수했다. 관련기사☞ 포스코 회장, 안데스 고지서 '다음 50년' 힘준 까닭

포스코가 밝힌 35조원 계산 방식은 이렇다. 현재 염호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한 리튬을 모두 생산해 현재 시세를 적용해 판매한 총매출이다. '매장량(염수 함유량)'에 '시세'를 곱했다는 얘기다.

리튬 매장량은 1350만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말 염수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인 몽고메리가 이 염호를 검증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는 전기차 3억7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2018년 인수 당시 추산한 리튬 매장량보다 6배 늘었다.

여기에 최근 리튬 시세도 급격히 올랐다. 포스코는 "최근 중국 탄산 리튬 현물 가격이 지난해 7월 톤당 5000달러에서 올 2월 톤당 1만1000달러를 넘어서며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 탄산 리튬 가격은 이달 3일 kg당 79.5위안(RMB)으로, 작년 8월(34위안)과 비교하면 2배 넘게 올랐다.

리튬 가치에 고려한 것은 한 가지 더 있다. 생산과정을 보면, 염호에서 염수를 뽑아내고 염수에서 추출한 리튬으로 이차전지 소재인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최종생산한다. 염호 리튬 매장량이 최종 생산량을 뜻하지 않는 것이다. 업계에선 매장량의 20~30%가량을 이차전지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리튬 매장량(1350만톤)과 지난 2월 톤당 시세(1만1000만달러)를 곱하면 1485억달러(약 167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리튬 최종 추출률 20~30%를 곱하면 297억달러(33조원)에서 445억5000만달러(50조원)까지 나온다. 이날 포스코가 밝힌 35조원이 이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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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생산 시범공장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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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샴페인 너무 일찍 터뜨렸나

포스코가 2018년 이 염호 광권을 인수한 가격은 2억8000만달러(약 3300억원)다. 당시 이 염호에 매장된 리튬은 220만톤으로 추정됐다. 이 염호의 몸값이 갑자기 뛴 것은 작년 말 종료된 추가 탐사작업 덕분이다.

하지만 생산 가능량이 기존 예상보다 늘어났더라도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염호 개발은 이제 시작단계다. 포스코가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아르헨티나 데모 플랜트(Demo Plant)를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8월이다. 현재는 시험설비를 가동하는 수준인 셈이다.

올해 포스코는 총 6만8000톤 규모의 리튬을 생산하는 공장에 수천억원대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3년. 잭팟으로 얻은 수익이 입금되기까진 최소 2년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업계는 보통 신규 염호 개발에 10년은 걸린다고 보고 있다. 관련기사☞ 권오준 회장에게 '리튬'이란?

잭팟이 터지기 위해선 리튬 가격도 뒷받침돼야 한다. 포스코는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리튬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 낙관하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리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전기차 기대가 커졌던 2017년 1㎏당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150위안 넘게 치솟았다가 지난해엔 34위안까지 주저앉았다. 그만큼 변동성이 심하다. 앞으로 더 크게 잭팟이 터질 수도, 개발 이익이 기대 이하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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