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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정치권선 ‘사표 아닌 출사표’ 인식…재보선·대선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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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검찰 떠난 윤석열, 정치권에 어떤 영향 줄까

경향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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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정국’ 입지 다지고
대선주자까지 넘볼 수도

야 ‘반문재인’ 결집 호재로
여 “중도 무당층 향방 변수”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을 떠나면서 정치권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윤 총장의 ‘사직’이 사실상 ‘정계 진출’로 받아들여지면서다. 여야는 윤 총장의 등장이 가깝게는 4월 재·보궐 선거를, 장기적으론 대선 구도를 뒤흔들 뇌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총장이 야권의 대선 주자로 떠오르면서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들어 정권 견제 심리를 결집시키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곧 여의도로 불어닥칠 ‘윤석열 바람’의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의 사직은 우선 한 달여밖에 남지 않은 재·보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당초 7월 총장 임기 만료쯤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들이 정치권에 돌았지만 그보다 4개월이나 앞서 재·보선 직전 시점에 등장하면서다. 여야 관계자들은 4일 “예상보다 이르다”며 “결국 재·보선 정국을 활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노림수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자신의 역할을 최대한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치권에 입문하려는 전략이 읽힌다는 것이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전이 한창인 여야 입장에서도 윤 총장의 ‘출현’에는 손익이 갈린다. 서울에서는 접전을 유지하고, 부산에서는 야당을 맹추격하고 있는 여권으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여야 지지층보다 중도·무당층의 향방에 변수가 생길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단일화 작업으로 복잡한 야권 입장에서는 유력 대선 주자인 윤 총장의 등장이 반갑다. ‘반문(재인)’ 민심 집결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엊그제까지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이라 했는데 나가게 만들었으니, 정권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이라고 말했다.

1년밖에 남지 않은 대선 구도에도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윤 총장이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야권 주자 중에선 대선 지지율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윤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행보를 시작할 경우 민주당 소속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대표와의 ‘진검승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대선 정국이 불이 불게 되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와 이 대표 등 1~2위 주자를 보유하고 있는 여권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반문’ 구도의 상징으로 윤 총장을 활용해 대선을 준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윤 총장이 검찰개혁과 관련한 비판과 더불어 부동산 정책 실패 등 문재인 정부의 각종 ‘허점’ 등을 적극 공략하고 나설 경우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 유력 대선 주자가 뚜렷하지 않은 야권으로선 가장 반길 만한 상황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의 행보를 봐야겠지만 국민을 위해 힘쓰겠다고 한 것으로 봐서 대권 주자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홍두·박용하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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