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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로나 와중에 뉴질랜드로 석달 휴가 떠난 말레이 차관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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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이동통제령(MCO)의 강화·완화가 반복되는 가운데, 정부 부처 차관이 가족을 보러 뉴질랜드로 3개월간 휴가를 떠났다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조선일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동통제령이 내려진 상황에도 뉴질랜드로 약 3개월간 휴가를 떠난 에드먼드 산타라 쿠마르 라마나이두 말레이시아 연방령부 차관을 향해 '실종자를 찾는다'며 풍자하고 있는 포스터. /사라왁리포트


4일(현지 시각) 말레이메일, 사라왁리포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드먼드 산타라 쿠마르 라마나이두(49) 말레이시아 연방령부(Federal Territories) 차관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약 3개월간 휴가를 승인받았다는 문건이 현지 소셜미디어에 유포됐다. 에드먼드 차관은 크리스마스와 주말 등 공휴일을 제외하고 55일의 평일 휴가를 내고 현재도 뉴질랜드에 체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이동통제령 강화로 다른 주(州)에 사는 가족 얼굴도 못 보고 사는데 차관은 너무한 거 아니냐” “코로나 시기에 장기간 휴가가 말이 되느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또 에드먼드 차관을 향해 “휴가 이후 지급된 월급을 반납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에드먼드 차관은 “뉴질랜드에 있는 가족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고 아내가 아파서 휴가를 요청했다”며 “총리의 승인을 받았다”고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3월 차관에 임명된 뒤 하루도 휴가를 쓰지 않았다”며 “아들들을 거의 1년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뉴질랜드 생활을 꿈꿔 온 에드먼드 차관 일가에 대한 추가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를 향한 사퇴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에드먼드 차관은 지난 2011년 뉴질랜드 이민을 신청했다가 철회했고, 2019년에는 뉴질랜드에 설립된 회사 이사에 등재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1180만 링깃(약 33억원)짜리 주택에 살고 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선 올 초 하루 확진자가 3000명대를 넘어서자 지난 1월 12일부터 코로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수도권 등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선 이동통제령이 발령돼 시민들은 거주지 반경 10km를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이후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가 누그러지면서 오는 5일부터 이동통제령을 완화해 주(州)간의 이동만 제한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는 30만 5000여 명, 사망자 수는 1148명이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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