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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정치권 ‘태풍의 눈’ 된 尹… 보선·대권 구도까지 흔드나 촉각 [윤석열 총장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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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차기 대권

민주 “본격 행보 땐 거품 빠질 것”

내부, 정권 견제 결집 예의주시

국민의힘, 고무된 분위기 역력

야권발 정계개편에 기대감 커

尹, 보선이 대권 첫 시험대될 듯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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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로 차기 대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조기사퇴가 차기 대선뿐 아니라 전초전 격인 다음 달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당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윤 총장이 ‘반문(반문재인)’뿐 아니라 문재인정권에 대한 중도층의 견제 심리를 결집시키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여권은 윤 총장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찻잔 속 태풍’처럼 빠르게 소멸할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윤, 중도층 文정부 견제 심리 구심점 될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 총장 사퇴가 재보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리는 우리 길을 가면 된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윤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하게 될 경우 검증 과정에서 그간의 지지율 거품이 빠질 것이란 평가도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윤 총장의 사퇴로 여권과 대립 구도가 재조명되고 정권 견제 심리가 결집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이슈를 집중시켜 보궐선거를 유리한 쪽으로 끌어가려는 ‘야당발 기획 사퇴’를 의심케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이 선거를 겨냥해 추진해온 4차 재난지원금과 가덕도신공항 건설까지 윤 총장의 사퇴로 덮여버릴 수 있는 상황이다. 명지대 신율 교수(정치외교학)는 “여권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지금 사태를 수습해야 하므로 오늘 바로 신현수 민정수석 후임을 즉각 임명한 것”이라며 “윤 총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준비하고 있다가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니 즉시 그렇게 한 것이라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고무된 분위기다. 핵심 관계자는 “당장 윤 총장의 입당은 어렵겠지만, 그가 야권에 힘을 보태는 제3지대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재보선 이후 거론되는 야권발 정계개편과 맞물려 윤 총장을 정권 심판의 구심점으로 삼으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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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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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궐선거, 윤 총장 차기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시험 무대될 듯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 총장이 만약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며 그 역시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그의 첫 정치 무대 데뷔전이자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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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꽃다발을 들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윤 총장은 그간 현직 총장 신분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함께 ‘대권주자 빅3’로 불리며 여느 야권 대권주자들보다도 높은 지지율을 받아왔다. 특히 ‘추·윤 갈등’이 절정에 달하던 지난해 말에는 여야 주자를 통틀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각을 세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퇴장과 연초 문재인 대통령의 “(윤 총장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 발언 이후에는 지지율 하락세가 감지됐다. 윤 총장은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9% 지지율을 기록해 이재명 경기도지사(12%)와 민주당 이낙연 대표(1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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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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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내 눈에 띄는 대권주자가 전무한 상황에서 윤 총장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걷게 되면 대권구도 판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간 이 지사를 지지해온 야권 내 일부 ‘반문층’이 이 지사가 아닌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상당하다. 반대로 위기감을 느낀 친문(친문재인)의 결집도도 높아지면서 민주당 내 대권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혜진·배민영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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