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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日 정부, 한국 참여토록 올림픽 방역…“후쿠시마 농산물 소비해 피해지에 힘 실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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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도쿄올림픽, 대지진 딛고 일어선 모습 전 세계에 알리는 ‘부흥올림픽’ 목표 / “많은 사람이 후쿠시마산 농산물 소비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힘 실어주길 희망”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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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한국 선수단이 도쿄올림픽에 안전하게 참가할 수 있도록 방역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심각 단계인 ‘스테이지 4’는 면했다. 하지만 일일 신규 감염자수가 다시 1000명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도쿄 등 수도권에 간급사태 선언이 2주 연장될 전망이다.

동일본대지진의 복구를 전담하는 일본 부흥청의 수장인 히라사와 카츠에이 부흥대신은 4일 주한일본대사관이 한국 언론을 상대로 진행한 온라인설명회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아직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쿄올림픽 개최를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방역 대책에 만전을 기해서 한국 선수단 여러분도 일본에 오셔서 참여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나갈 각오”라며 “일본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바흐 위원장과 함께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공조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를 통해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히라사와 대신의 발언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2011년 대지진의 참화를 딛고 일어선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는 ‘부흥올림픽’을 목표로 한다.

히라사와 부흥대신은 올림픽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이 후쿠시마를 방문하고 지역 농산물을 소비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후쿠시마현은 농림수산물에 대해 출하 전 철저한 모니터링 검사를 해 결과를 공표하고 만에 하나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시장에 절대 유통하지 않는 조처를 하고 있다”며 “최근 방사성 기준치를 초과한 식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에도 후쿠시마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심리적 불안감에서 소비자가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웃 나라이자 우호국인 한국 또한 그러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 10년이 되는 해다.

당시 도쿄 전력 후쿠시마 제 1원전 사고로 54개국이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단행했고 현재도 한국, 중국 등 15개국은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많은 인명과 재산 그리고 환경오염이라는 대재앙의 상처에서 벗어나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이지만 방사능 오염 우려로 일본 내에서도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식품의 수입을 요구하는 건 안타까운 대목이다.

NHK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히라사와 부흥대신의 주장처럼 후쿠시마 일대에서 생산·재배된 식품 등은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을 밑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표본조사에 따른 것으로 생산된 모든 식품에 대해 세슘 오염도 측정 등은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달 22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조업으로 잡은 우럭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오염도 검사를 진행한 결과 1㎏당 무려 5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에서 일본 정부 기준을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은 2019년 2월 이후 2년 만으로 사고 후 자연 상태에 남은 방사성 물질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사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후쿠시마 원전 건물에서 1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는 초강력 방사선이 방출되고, 원전 인근 지역은 피폭 우려로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현재 방사성 물질 오염 우려로 출하 제한이 있는 곳은 동일본 내 11개현 113개 시정촌에 달한다.

기준치를 초과한 식품 등이 수출되는 건 분명 아니다. 다만 만에 하나 오염된 식품 등이 수출될 수 있다는 건 우려스러운 일이다.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 중 세슘137의 반감기는 30년 정도다. 이는 비교적 짧은 편으로 플루토늄239의 경우 무려 2만 4300년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원전 사고 발생 후 10년이 지났고 제염작업이 진행됐지만 지금 기준치를 넘길 정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데 과연 안전한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4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내 제염구역 대부분이 방사성 세슘으로 오염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대대적인 제염 작업에도 불구하고, 정부 자체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제염특별구역 중 작업이 완료된 면적은 15%에 불과하다”며 “가장 큰 이유는 후쿠시마현의 상당 부분이 제염이 불가능한 산림지대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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