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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구 NO, 루킹삼진도 괜찮아”…류지현 감독은 ‘라떼’를 주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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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야구는 투구수 싸움” 강조

“지난 시즌 80%가 헛스윙 삼진”

코치들도 스트레스 안 주기 약속

데이터 기반, LG 야구 변화 예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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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현 LG 트윈스 감독. LG 트윈스 제공

지난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LG의 연습경기 이후 류지현 LG 감독(50)은 선수단을 모았다.

이날 LG는 NC에 9-8로 승리했다. 비록 비공식 경기였지만 지난해 11월 지휘봉을 잡은 류 감독의 첫 승이기도 했다. 이천에 있는 김현수 대신 임시 주장을 맡은 정주현이 류 감독에게 승리구를 챙겨서 넘겨줬다. 공을 받아든 류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잠시, 류 감독은 선수들을 더그아웃에 불러들였다. 농구 경기에서 감독이 작전타임 때 선수들을 불러모은 모습과 비슷했다.

류 감독은 투수와 야수에게 각각 전한 메시지를 다음날 공개했다. 투수들에게는 소모적인 유인구를 던지지 말라고 했다. “어느 카운트에서든 LG 트윈스에서 유인구는 없다고 했다. 의미 없는 유인구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투수들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지시였다. 류 감독은 “현대 야구는 투구수 싸움”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류 감독은 “우리 투수진이 8점을 내줬지만 사사구는 3개에 불과했다. 상대팀의 8개에 비해 훨씬 적었다”며 만족해했다.

선수들도 류 감독의 메시지를 잘 이해했다. 3일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고우석은 “무의미한 공을 던지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타자 쪽에 전한 메시지는 조심스러웠다. 류 감독은 “류지현이라는 선수가 그렇게 야구했다고 해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의미가 될까 싶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현역 시절 선구안이 최상급이었다. 선수들에게 충분히 조언해줄 수 있는 자격이 있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한 표현)’ 식으로 선수들에게 비춰지고 싶지 않았다.

류 감독이 전한 메시지는 그 시절 야구와는 사뭇 달랐다. 그는 “지금은 일반적으로 루킹 삼진은 먹지 말라는 게 보편화되어 있지 않나. 그런데 선수들에게는 ‘여러분의 스트라이크 존에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심판들마다 존이 다르다. 루킹 삼진을 먹지 않으려다 보면 본인들 공을 못 칠 수도 있고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흔들릴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타자가 공만 바라보다 타석에서 아웃되더라도 더그아웃에서는 이에 대한 질책을 절대로 하지 않기로 했다. 류 감독은 “예전 같으면 코치들이 ‘비슷하면 어떻게든 쳐야지’라고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고 스태프끼리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데이터를 보고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다. 류 감독은 “출루율을 높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다가 지난해 데이터를 봤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80%가 헛스윙 삼진이었고 루킹 삼진은 20%밖에 안 됐다. 스탠딩 삼진을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만 버려주면 더 좋은 결과를 내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류 감독은 2일 경기에서 9회 신인 이영빈이 스탠딩 삼진을 먹고 들어온 뒤에도 칭찬을 했다. 이영빈은 “마지막 공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공이 좀 높게 온 것 같았다”고 했고, 류 감독은 그럼에도 “잘했다”며 어깨를 다독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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