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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미국 금리 상승 코스피 주춤…철강 운송 화학 기계 경기 민감 종목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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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명목금리의 대표적인 지표로 꼽히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1.4%대까지 치솟았다. 금리가 급등하면 채권 대비 주식 자산의 매력도가 떨어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큰 위험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앙은행의 긴축 신호로 인한 금리 상승이 아니라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백신 보급 확대와 이에 따른 주요국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 상승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합리적 판단일 것"이라면서 "주식시장 또한 이익 체력 보강을 통해 높아진 금리에 부응하는 기대수익을 보여줄 확률이 높다. 해당 메커니즘이 원활히 가동될 경우 금리와 주가는 동행성을 나타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과 함께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장기 금리 속등으로 주식시장이 유동성 축소 리스크를 일부 반영하고 있지만, 경기 펀더멘털 측면에서 2013년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 당시와 차별화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미국 금리 급등을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재정 부양책 확대와 백신 경제 진입을 고려할 때 미국 경기는 2013년 당시보다 더욱 강한 경기 회복 모멘텀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 계획을 언급하면서 신흥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바 있다. 테이퍼링이란 양적 완화 규모를 점차 축소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최근 금리 상승 배경으로 경제 정상화 기대감이 꼽히면서 경기 회복 수혜주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들의 최근 실적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경기 민감주의 올해 연간·1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크게 올라왔다. 금융주 외에도 디스플레이·운송·화학·철강·기계 업종이 여기에 속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철강, 운송, 은행, 보험주 등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경기 민감주 중 일부는 펀더멘털로도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경기 민감주의 상승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VIX지수(변동성지수)가 올라오고 있지만 경기 회복 수혜주에 긍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VIX지수는 상승할수록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12월부터 경기 민감 업종은 VIX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강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2월 중순 이후 불거지고 있는 금리 관련 우려에도 금융시장의 경기 정상화에 대한 믿음은 견고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저평가 가치주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할인율이 높아져 성장주 프리미엄이 작아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종목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나금융투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업종 스타일로 내수주를 꼽았다. 경제 정상화 속도가 빨라진다면 내수주의 이익 상향 조정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수주 중에서는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이 중 코스피 대비 매출 총이익률 개선 속도가 양호한 업종은 운송·호텔레저·화장품·의류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운송 업종에서는 HMM과 대한항공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화장품·의류 업종에서는 아모레퍼시픽·효성티앤씨·한국콜마를, 호텔레저 업종에서는 강원랜드·파라다이스·하나투어를 선정했다. 모두 지난해 대비 매출 총이익률이 증가하면서 밸류에이션 상승 폭이 부담스럽지 않았던 종목이다.

DB금융투자도 이달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종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대표적으로 유통과 통신 업종이 여기 해당한다. 이들 모두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으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 업종은 향후 내수 서비스 업황 회복 가능성, 오프라인의 비효율적인 점포 정리, 고정비 부담 경감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전망된다"며 "통신 업종은 5세대(5G) 경쟁으로 증가했던 마케팅 비용 인식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이르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DB금융투자는 유통 업종에서는 이마트·롯데쇼핑, 통신 업종에서는 LG유플러스와 KT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KT는 배당 매력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기 성장주와 가치주만으로 유망 업종을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성장주의 트렌드가 유독 강했던 2010년 이후는 오히려 채권 가격 급락(금리 급등)이 역설적으로 가치주의 상대강도가 정점을 나타냈다"며 "가치주, 성장주의 이분법적 접근이 아닌 '성장(회복)'이 진행되는 기업이라면 금리 민감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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