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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카카오TV에 놀란 네이버, '티빙'과 한배 탔다…'6000억 혈맹' 첫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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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보다 저렴하면서 혜택은 더 많이…멤버십 '구독 경제' 사활

웹툰·소설 'IP 강자' 네이버, 플랫폼까지 확보하며 '수직 계열화'

뉴스1

분당 판교 네이버 사옥.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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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지난해 10월 '6000억원 혈맹'을 맺은 네이버와 CJ그룹이 각자의 무기인 이커머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내세우며 한배를 탔다.

'쇼핑 골리앗'이지만 '대세 서비스' OTT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네이버와 넷플릭스 대항마로 맞서기 위해서는 이용자 기반 확대가 절실한 티빙이 손잡은 '윈윈' 전략이라 콘텐츠 분야에서 양사간 시너지 효과가 주목된다.

네이버는 지난 4일부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이 사용할 수 있는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을 출시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내면 결제금액의 최대 5%를 네이버페이로 적립해준다. 연간 멤버십으로 이용시 20% 할인된 월 3900원이다.

디지털 콘텐츠 혜택으로 Δ네이버웹툰·시리즈 쿠키 49개 Δ시리즈온 영화 1편 무료 쿠폰 Δ콘텐츠 체험팩 중 월 1개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 티빙이 추가되는 것이다.

네이버 쇼핑 적립을 제외하고는 디지털 콘텐츠 혜택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네이버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웹툰·웹소설 기반 영상 콘텐츠를 유통할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해 '수직 계열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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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이 4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결합상품을 출시했다. (티빙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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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으로 볼 수 있는 티빙의 VOD는 '빈센조', '철인왕후' '윤스테이', ' 등 tvN, JTBC, OCN의 최신 드라마와 예능 7만여개로, 영화 1만여편은 제외된다.

'여고추리반'이나 '당신의 운명을 쓰고 있습니다' 등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는 서비스 출시 기념으로 오는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청 가능하다.

◇ 티빙보다 저렴하고 혜택은 더 많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추가 비용을 내면 티빙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티빙 베이직 이용권'은 월 3000원, '티빙 스탠다드 이용권'은 월 6000원, '티빙 프리미엄 이용권'은 월 9000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이는 원래 티빙 상품 가격에서 4900원 할인된 수준으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연간 이용자(월 3900원)의 경우 티빙 상품만 구입하는 이용자보다 1년에 1만2000원 저렴한 수준으로 티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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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 이용권. (티빙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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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멤버십 가입자는 네이버 쇼핑·예약시 결제금액을 네이버페이로 적립해준다는 혜택도 있다는 점도 티빙 이용권만 가입하는 것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출시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가입자 250만명을 돌파했으나 디지털 콘텐츠 혜택은 알맹이가 없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 최대 경쟁자인 쿠팡이 로켓배송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 멤버십'(월 2900원) 가입자들에게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무료 제공하면서 비교 대상이 됐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매달 관련 매출을 가장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자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몰아주며 '락인(잠금) 효과'를 극대화하는 '구독 경제'의 일환으로 회사가 사활을 걸고있는 부문이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1월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후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구체적 목표와 수치 공개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멤버십 가입 이후 거래액 늘고 쇼핑이 증가했다는 것이 증명돼서 멤버십 혜택이나 지속적으로 멤버십 유지하는 리텐션 부분에서 관련 부분을 점검하면서 더욱 고도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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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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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소설 'IP 강자' 네이버, 플랫폼 경쟁력도 확보

네이버가 OTT 서비스로 눈을 돌린 데는 국내 IT업계 '빅2'로 꼽히는 카카오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TV'로 틈새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그동안 제휴된 방송사의 방송을 짧은 클립으로 볼 수 있었던 카카오TV에 지난 9월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카카오가 자체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앞세운 것.

'국민 SNS'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카카오TV는 오리지널 드라마 '연애혁명', '도시남녀의 사랑법'을 비롯해 이경규와 이효리, 노홍철 등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예능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10~20분 분량 숏폼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가 JTBC와 MBC 등 유수 콘텐츠 기업의 인력을 채용하면서 업계에선 '카카오 CJ ENM의 절대적 입지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웹툰과 웹소설 양 날개를 달고 'IP 강자'로 떠오른 네이버는 이번 멤버십 혜택을 시작으로 IP를 영상화하고 티빙에 공급하는 방식 등으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으로 이미 글로벌 사용자 7200만명을 확보한 네이버는 지난 1월 캐나다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전격 인수하며 해외 IP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왓패드는 전세계 9000만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웹소설 플랫폼으로 창작자 500만여명이 쓴 10억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태원 클라쓰', '킹덤', '경이로운 소문' 등 웹툰의 드라마화 '흥행 공식'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선 '스위트홈'과 '여신강림'이 각각 넷플릭스와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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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로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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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티빙의 협력은 지난해 10월 네이버-CJ그룹 간 '혈맹'에 따른 첫 사례기도 하다.

네이버는 CJ그룹 계열사인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과 각각 1500억원, CJ대한통운과 3000억원의 상호 지분을 교환하기로 하면서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 협력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CJ ENM에서 분사한 티빙 지분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로선 자체 IP에 CJ의 제작역량과 더불어 국내 OTT(웨이브·티빙·왓챠)의 한 축인 티빙이란 우군을 얻은 것"이라며 "카카오가 OTT로 부쩍 존재감을 키우는 상황에서 다급해진 네이버가 플랫폼 지위까지 얻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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