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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부패완판' 만든 윤석열, 쓰는 말은 이미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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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왜 사퇴 전날 대구에 갔을까

부패완판 법률가 용어 아냐, 참모있는듯

윤석열의 길, 국민의힘 피해 제3지대 유력

차기 검찰총장, 부담스러워도 결국 이성윤?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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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중호 (CBS 법조팀장)

윤석열 검찰총장 어제 사의를 표명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1시간 만에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윤 총장의 전격 사퇴 배경은 뭔지, 또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또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누가 유력한지, CBS 김중호 법조팀장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요.

◆ 김중호>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법조기자들은, 검찰청 담당하는 기자들은 어제 사퇴를 예상했습니까?

◆ 김중호> ‘예상했냐?’는 질문에는 그 시점이 언제인가는 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난주까지는 그렇게 예상했던 기자들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 주 들어서는 좀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왔어요?

◆ 김중호> 아무래도 이번 주 들어서 연휴 3월 1일이 끝나고 화요일에 국민일보의 단독인터뷰가 나간 시점에서부터 ‘윤석열 총장이 뭔가를 결심했구나!’ 이런 분위기들이 급속도로 전파되기 시작했죠.

◇ 김현정> 왜 그 인터뷰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거죠?

◆ 김중호> 일단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윤 총장이 계속 강조해 왔던 공직자의 처신하고는 굉장히 상반되는, 그러니까 특정 매체와 인터뷰를 한다는 것 자체는 기본적으로 그 전에는 전혀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거든요.

◇ 김현정> 현직 검찰총장이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죠.

◆ 김중호> 네. 사실 윤 총장뿐만 아니라 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인터뷰가 나왔다는 점에서 ‘아, 공직자로서의 정리에 들어갔구나’ 그런 또 예상들이 나왔었죠.

◇ 김현정> 예상들은 나왔었지만 그게 이렇게 빠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면서요?

◆ 김중호> 네, 그렇습니다. 사실 시점에서 오히려 더 놀란 측면이 있는데요. 만약에 전격적인 사퇴 발표를 하더라도 다음 주나 이번 달 내가 아니겠느냐? 이런 전망들이 나왔었는데 예상을 깨고 바로 일사천리로 사퇴까지 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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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이렇게 일사천리 사퇴까지 가게 된 배경은 뭐라고 보세요?

◆ 김중호> 아무래도 가장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중대범죄수사청, 중수청이라고 하죠. 여당의 중수청 도입 시도가 가장 큰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중수청을 막기 위해서는 100번이라도 직을 걸겠다’ 이렇게 강조를 한 바 있습니다. 사실 중수청이라는 것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검찰의 수사권한을 완전히 박탈하겠다. 줄인 말로 ‘검수완박’이라고 하죠.

◇ 김현정> 말이 좀 어려워요. 검수완박.

◆ 김중호>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는 거죠.

◇ 김현정> 6개 남아 있는 수사권도 다 가져가겠다라는 거잖아요.

◆ 김중호> 그렇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여권에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세계적인 추세다’라면서 검찰이 그동안에 갖고 있던 수사권을 제한하려고 하던 것에 대한 윤석열 총장의 반발이 있었던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 중수청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도 속도를 조절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가 나오고 여당 안에서도 좀 무리하게 밀어붙이지는 말자는 기류가 나오면서 조금 잠잠해지는, 약간 미뤄지는 분위기 속에서 사퇴가 나왔기 때문에 ‘그것만이 이유겠느냐?’라는 얘기들을 하는 거죠.

◆ 김중호> 그러다 보니까 이것이 정치권 입문을 앞두고 최적의 시기를 골라 계획적으로 움직였던 결과물이 아니냐? 뭐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여권이 윤 총장을 딱 겨눠서 퇴직 후 1년간 대선 출마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날짜가 공교로운데요. 대선이 거의 3월 9일 그렇게 되기 때문에 1년 전이 되는 거죠. 이 법안이 통과 된다고 하더라도 이제 윤 총장이 어제 사퇴함에 따라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납니다.

◇ 김현정> 최강욱 의원이 준비하고 있었던 그 법안이죠.

◆ 김중호> 네, 그렇습니다. 또 지금 보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의 한 달 전쯤이라는 부분에서 윤 총장의 사퇴가 어느 정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정치적 스케줄에 따른 결심이 아니겠느냐?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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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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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이왕 사퇴를 하고 정치권으로 간다고 하면 지금이 타이밍이다라고 판단한 거 아니겠느냐. 이렇게 보는 거예요. 어제 기자회견 보면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던 자유민주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 하겠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사실 어제 정치하겠다고 얘기 한 적 없고요. 어제뿐 아니라 그 전에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의미로 기자들은 다 받아들이고 있는 거예요?

◆ 김중호> 사실 되게 짧은 기간이었는데요. 월요일 국민일보 인터뷰 이후에 화요일에 대구고검을 방문해서 윤석열 총장이 얘기한 멘트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를 골라보면 대구고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 이렇게 되게 캐치프레이즈 같은 얘기를 했어요. 말을 만들었거든요. 이건 준비된 단어입니다. ‘부패완판’ 이거는 신조어거든요.

◇ 김현정> ‘검수완박’은 최근에 이미 만들어졌던 신조어지만 ‘부패완판’은 윤 총장이 새로 만든 거죠?

◆ 김중호>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만드는 것 같다’ 이렇게 줄여서 얘기했다는 것인데 이게 재미있는 것이 이것이 법률가들의 용어는 아니거든요. 결국 이것이 전형적인 정치인들의 프레이밍 하는 용어이기 때문에 사실상 그때부터 정치에 들어간 거 아니냐? 이런 논란이 나왔었고요. 또 대구고검 방문 자리에서 ‘대구는 1년간 저를 따뜻하게 품어줬던 고향이다’ 이런 발언들을 미루어 봤을 때 이것은 ‘아, 이미 정치인의 화법이다’ 이런 해석들이 나왔었죠.

◇ 김현정> 그 대구가 마지막 행선지가 됐던 거잖아요.

◆ 김중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 대구였을까?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사실 대구는 박근혜 정권 당시에 댓글수사하다 좌천당해서 갔던 곳이 대구고요.

◆ 김중호> 그러다 보니 이제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총장이 정치적 베이스를 보수 쪽에다 둔다는 그런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대구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 이런 해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 김현정> 그런 해석도 가능하고 또 하나는 결국 박근혜, 이명박 두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낸 사람이 윤석열 총장 아닙니까? 그 구원(舊怨)을 어쨌든 풀어야지 정치를 할 수 있을 텐데 그렇다면 대구에 가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도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는 해석도 있어요.

◆ 김중호> 그런 여러 가지 해석들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됐든 고검 방문자리에서 나왔던 용어들, 그리고 화법들 자체가 이미 정치인들의 화법이었고요. 또 여기서 기자들이 이때부터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정치권에 들어갈 의향이 있으십니까?’ 거기에 대해서 ‘노’라고 대답을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이 자리에서 할 얘기는 아니라고 했죠? 그럼 이제 윤 총장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인가?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어떻게 보세요?

◆ 김중호> 뭐 굉장히 복잡한 지점인데요. 여러 가지로 봤었을 때 정치권에 입문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들이 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과연 그 시점이 언제가 되겠느냐에 따라가지고는 좀 전망들이 많이 갈리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시점도 시점이고 어디로 갈 것인가? 그렇다면 국민의힘인가? 제3지대인가? 김종인 위원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 얘기도 한 달 전에 하긴 했어요.

◆ 김중호> 지금 여러 가지 해석들이 분분하게 나오고 있지만 윤석열 총장 자신은 참모조직이 있다는 얘기들도 있고요. 하지만 여러 조언자들과 함께 무엇인가 지금 자신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놓고 거기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상은 제3지대론도 나올 수 있고요. 또 보수후보가 될 수도 있고요. 심지어는 전에 김종인 대표 같은 경우에는 ‘왜 여당 대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 이렇게 반문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여당 대선 후보가 왜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저한테 물으시더라고요.

◆ 김중호> 그렇습니다. 어쨌든 그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아주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정치 행보에 나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바로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제3지대에 터를 잡을 거라고 보는 관측이 높은 거죠?

◆ 김중호> 그렇습니다. 사실 또 정치라는 게 정서적인 측면을 굉장히 무시하기가 힘든데요. 아까 김현정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구속과 지금 수감생활에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 윤석열 총장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대구지역, 또 국민의힘의 현재 국회의원들 구성을 보게 되면 대다수가 TK지역 국회의원들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리고 국민의힘 의원들 수사도 윤석열 총장이 했던 거예요.

◆ 김중호> 많이 걸려있었죠. 그런 많은 사적이고 공적인 은원들. 이것들이 단시간에 해결되기는 사실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인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제3지대론이 제일 유력하게 나오는 거군요.

◆ 김중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누가 거론되고 있습니까?

◆ 김중호> 이 부분이 아무래도 좀 답이 이미 나온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복잡한 지점입니다. 가장 유력한 사람으로는 자타청 공인해서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강력한 후보입니다. 그런데 넘어야 할 산도 굉장히 많습니다. 일단 중앙지검장을 수행하면서 많은 상처를 입었죠. 그래서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부각됐는데 지금 검찰총장의 역할 중에 하나가 외부 권력으로부터 수사팀을 보호해줘야 하는 그런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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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독립성을 지키는 역할이죠.

◆ 김중호> 과연 그걸 제대로 해낼 수 있느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고요. 또 검사들과 충돌하면서 중앙지검 내에서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으로 김학의 법무부차관 불법출금 문제와 관련되어서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요. 그럼 신임 검찰총장이 공수처나 검찰 내부에서 수사대상이 된다? 현 정부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굉장히 부담스러운 지점이죠.

◇ 김현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성윤 지검장이 제일 유력하다고 하는 건 왜 그래요?

◆ 김중호> 그 부분은 또 따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검찰총장 후보자들 입장에서 해석할 필요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현 시점에서 검찰총장이 된다는 것은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입니다마는 내년 대선이 있습니다.

◇ 김현정> 대통령 바뀌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군요.

◆ 김중호> 그렇습니다. 실제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다시 이 정권을 연장한다고 하더라도 관행적으로 봤을 때 대통령이 바뀌고 정부가 바뀌면 검찰총장은 사퇴를 해야 되거든요. 그럼 사실상 임기가 1년이고 또 정권 말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현 정권 관련 비리들이 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정치적으로도 굉장히 곤란한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후보자들로 지명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현 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검찰총장을 꺼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다 보니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도 이거 저것 따지다 보면 이성윤 지검장이 가장 유력하지 않겠느냐? 또 이렇게 돌아오는 거죠.

◇ 김현정> 차 떼고 포 떼고 저렇게 하다 보면 결국 남는 사람은 이성윤 지검장, 그래서 이성윤 지검장 이야기가 나오는 거에요?

◆ 김중호> 어찌됐든 차기 검찰총장을 놓고 현 정부나 여러 가지 부분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예 비검찰 출신으로 올 가능성은 없어요? 비검찰 검찰총장.

◆ 김중호> 사실 검찰개혁을 굉장히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도 뭐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에는 또 검찰 내부적으로 지난해 말에 굉장히 파동을 겪었지 않습니까? 또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부담도 굉장히 큰 것이 사실이죠.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중호 법조팀장 수고하셨습니다.

◆ 김중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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