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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식물과 벌레 전쟁 비밀 밝혀져..."토마토 위험 신호 벌레 타액이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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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외부 적에게 공격을 당할 때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위기를 알리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담배와 토마토는 물이 부족하거나 물리적 손상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초음파 비명을 지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고구마 중에는 냄새로 적의 습격을 다른 고구마에 전달 품종이 있다.

고구마 품종 중 ‘Tainong 57’은 잎에서 스포라민(sporamine) 단백질을 생성해 해충의 침입을 알아낸 후 스포라민 생성을 촉진하는 DMNT 라는 단일 테르펜(terpene) 유기 화합물 냄새로 주변 다른 고구마에게 전달한다는 사실을 막스플랑크연구소와 국립 대만대학연구팀이 밝혀냈다.

참고로 고구마의 저장단백질인 스포라민은 혀암세포의 세포자살효과 및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고구마 단백질 주성분인 스포라민은 100g당 1~2%다.

또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은 토마토가 잎을 벌레에 갉아 먹히는 경우 식물성휘발성화학물질(HIPV)을 방출해 벌레에 알을 낳는 벌을 유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HIPV 방출을 ‘도와 달라는 외침’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토마토가 벌레 습격으로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토마토가 벌레에 대한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는 반면, 벌레 또한 살아남기 위해 HIPV 방출을 비활성화하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벌레가 HIPV을 무력화하는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연구팀은 그러한 메커니즘의 비밀이 해충의 타액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논문명: Silencing the alarm: an insect salivary enzyme closes plant stomata and inhibits volatile release)는 국제학술지 뉴파이톨로지스트(New Phytologist)에 2021년 1월 18일(현지시각) 실렸다.

I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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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미국 담배나방(학명: Helicoverpa zea) 유충에 주목했다. 미국 담배나방 유충은 담배뿐만 아니라 토마토와 옥수수, 피망, 면화, 콩, 딸기 등 다양한 농작물을 갉아 먹어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어 미국에서 주요 병해충으로 지정되어 있다.

연구팀은 미국 담배나방 유충의 타액에 포함된 포도당 산화 효소(glucose oxidase)가 식물의 표면에 있는 숨구멍의 포도당 농도를 고갈시켜 열지 못하도록 해 HIPV 방출을 막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를 사용해 2종류의 타액에 포도당 산화 효소를 포함한 유충과 포함하지 않는 유충을 준비했다. 그다음으로 각각 유충에 토마토 잎을 먹이고 HIPV 방출을 검출했다. 그 결과 타액에 포도당 산화 효소를 포함하지 않는 유충은 HIPV 방출을 막을 수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포도당 산화 효소로부터 받는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는 품종 개량 등 다양한 예방 전략을 짤 수 있다. 현재 연구팀은 다른 종류 유충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실험하고 있다.

김민중 기자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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