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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LG, “SK, 美 판결 인정하고 대화해야…합의금, 지분·로열티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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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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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합의금 5조원 이상 암시
- SK이노베이션, 협상보다 거부권 무게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재차 SK이노베이션에게 소송 협상 재개를 주문했다. 합의금은 5조원 이상을 암시했다. 양사 협상이 계속 공전할 경우 소송 확전을 경고했다.

5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판결 의견서 관련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로 ITC에 제소했다. ITC는 지난 2월 최종판결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등을 10년 동안 미국 수입과 유통을 금지했다. 일부 제품은 최대 4년 유예기간을 뒀다. ITC는 이날 최종판결문을 ITC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 한웅재 전무<사진>는 'ITC가 영업비밀 22개 침해를 인정했다. 2018년 SK이노베이션의 폭스바겐 수주 성공 요인이라고 적시했다'라며 '미국 자동차 업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공급자를 다른 업체로 바꿀 수 있는 시간적 유예를 줬다'라고 평가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정부 기관이 2년 동안 조사해 내린 결정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라며 'ITC는 SK이노베이션의 행위가 너무 악의적이어서 제재를 가할 수 밖에 없다고 충분히 밝히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ITC 판결은 미국 대통령이 효력 발생 여부를 정한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무효다. 최종판결 후 60일 이내 확정한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은 SK이노베이션에게 전혀 필요없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주장하는 영업비밀을 검증한 적이 없다'라며 'ITC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양사 협상은 평행선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 최종판결에 따르라는 입장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침해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 전무는 '지난 2월10일(미국시각) 최종판결 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라며 '합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소송을 성실히 진행하겠다. 미국 이외 다른 지역 소송도 경쟁사 태도에 달려있다'라고 압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합의금 규모를 처음 암시했다. 최소 5조원 이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장승세 전무는 '최근 배터리 시장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유사한 소송 합의금이 4500억원 정도였다. 수입금지 기간은 21개월, 전직자는 3명이다'라며 '이와 비교해 징벌적 배상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늘어날지 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양사 제안이 조단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 맞다'라며 '총액에 근접을 해야 각론 논의가 가능하다. 진정성 있는 제안으로 협의한다면 합의금 방식은 유연하게 하겠다'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자동차(EV) 화재 사건을 수습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는 코나EV 전량 리콜을 결정했다.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이 60% 현대차가 40%를 부담한다. 일각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협상을 서두른다는 관측이 나온 이유다.

한 전무는 '협상 종용으로 비춰질까 염려된다. 빨리 합의하자는 것은 아니다. 상생 대원칙을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빨리 협상하자고 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장 전무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은 맞지만 이를 위해 협의를 서두르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그런 의도라면 합의금을 전액 일시불 현금으로 받아야 하지만 지분이든 로열티 등 정당한 보상이 더 중요하다'라고 부인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배터리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을 대통령 거부권 명분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장 전무는 '미국 투자 계획은 당연히 있다. 파우치 및 원통형 EV 배터리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도 증설할 방침이다'라며 '선수주 후투자에서 선제적 생산능력(캐파) 확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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