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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조은산 “윤석열 사퇴로 누군가는 편히 잠들었을 것”[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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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목줄 찬 이리떼들 사이에 유일했던 호랑이”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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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 상소 국민청원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논객 조은산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를 두고 “어느 누군가는 비로소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의 검찰개혁을 비판했다. 조은산은 윤 전 총장을 호랑이에, 친정부 인사들을 ‘목줄 찬 이리’에 비유하기도 했다.

조은산은 5일 자신의 블로그에 ‘검찰 개혁과 尹(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찰 개혁은 목적을 잃고 동력을 소진한 지 오래”라며 이같이 썼다.

그는 “검찰 개혁의 정당성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해 치닫는 순간, 이미 정략적 행위의 편파성으로 변질했다”며 “중대범죄수사청이 거론되는 순간, 모든 검찰 개혁의 과정은 정치적 보복과 친문 세력의 비호를 위한 연환계였음을 전 국민 앞에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다”고 했다.

이어 “애초에 검찰 개혁을 통한 사법적 정의와 권력 분산의 원칙, 국민 친화적 사법 체계의 완성은 文(문 대통령)의 목표가 아니었다”며 “그는 그런 아름다운 것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저 어느 정치적 동반자의 죽음, 그로 인한 복수심 가득한 눈으로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에게서 뻗친 두려움을 내다봤을 뿐, 그 한계적 행위에 더 이상 부여될 가치는 없다”며 “그러므로 검찰총장 윤석열은 처음부터 그가 부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했다.

조은산은 “목줄 찬 이리(狼) 떼 사이에 유일했던 호랑이. 尹(윤 전 총장)은 잠시 저쪽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등 뒤에 어리석은 군주와 간신들이 들러붙는다”며 “그랬던 尹이 다시 이쪽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눈앞에 원전 평가 조작과 울산 선거 개입으로 뒤가 구린 그들이 손발을 떨며 국민을 팔고 촛불을 팔아 칼을 들이민다. 일련의 과정을 압축하면 그렇다”고 했다.

조은산의 글 내용에 따르면 ‘저쪽’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가리킨다. 윤 전 총장이 이전 정권을 수사하자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던 것을 ‘들러붙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쪽’(문재인 정권)을 수사하자 윤 전 총장을 압박한 상황에 대해 조은산은 “촌극,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조은산은 “마침내 그(윤 전 총장)가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 오늘, 어느 누군가는 비로소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는 산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정치질에 지나지 않은 것들을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참 길게도 끌어왔다”고 했다.

조은산은 과거 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했던 것을 두고 “한 여름밤의 잠꼬대 같은 이 말을 누가 누구에게 했던가”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말은 결국 주인도 잃고 갈 곳도 잃은 유실물이 되어 랜선 위를 떠돌게 됐다”며 “차라리 앞에 한 구절만 더 붙여주면 더 완벽했을 텐데. ‘나랑 조국은 빼고’”라고 비꼬았다.

◇ 조은산의 블로그 글 전문

<검찰 개혁과 尹>

검찰 개혁은 목적을 잃고 동력을 소진한 지 오래다.

검찰 개혁의 정당성은 공수처를 향해 치닫는 순간,

이미 정략적 행위의 편파성으로 변질했고

중수청이 거론되는 순간, 모든 검찰 개혁의 과정은

정치적 보복과 친문 세력의 비호를 위한 연환계였음을

전 국민 앞에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았다.

애초에 검찰 개혁을 통한 사법적 정의와 권력 분산의 원칙,

국민 친화적 사법 체계의 완성은 文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그런 아름다운 것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저 어느 정치적 동반자의 죽음, 그로 인한 복수심 가득한 눈으로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에게서 뻗친 두려움을 내다봤을 뿐,

그 한계적 행위에 더 이상 부여될 가치는 없다.

그러므로 검찰총장 윤석열은 처음부터 그가 부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목줄 찬 이리(狼) 떼 사이에 유일했던 호랑이.

尹은 잠시 저쪽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등 뒤에 어리석은 군주와 간신들이 들러붙는다.

그랬던 尹이 다시 이쪽을 바라본다.

그런 그의 눈 앞에 원전 평가 조작과 울산 선거 개입으로

뒤가 구린 그들이 손발을 떨며 국민을 팔고 촛불을 팔아

칼을 들이민다. 일련의 과정을 압축하면 그렇다.

촌극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마침내 그가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된 오늘,

어느 누군가는 비로소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랑이는 산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결국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정치질에 지나지 않은 것들을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참 길게도 끌어왔다.

언제쯤 뉴스에서 검찰 소식 좀 안 들을 수 있을는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

한 여름밤의 잠꼬대 같은 이 말을 누가 누구에게 했던가.

이 말은 결국 주인도 잃고 갈 곳도 잃은 유실물이 되어

랜선 위를 떠돌게 되었다. 차라리 앞에 한 구절만 더 붙여주지.

그럼 더 완벽했을 텐데. ‘나랑 조국은 빼고.’라고.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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