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19로 굳게 닫은 빗장을 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앞두고 의료 서비스와 접경의 방역 지침을 재정비하는가 하면 해외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봉쇄령 이후 오랜만에 고위 인사의 중국 방문 소식도 들려옵니다.
◇북한 고위급의 중국행
북한 평양역 앞을 마스크를 쓴 남녀가 걸어가고 있다. 이들의 뒤에 있는 대형 모니터에는 세계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전하는 영상이 비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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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준비, 물자소독법 정비 등…교류 대비에 분주한 북한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굳이 백신을 구하고 있는 건 밖으로 나가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조금씩 집단면역을 형성해가면서 국경 간 이동을 시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은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입니다. 구체적으로 오는 5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70만4000회 분량을 지원 받는다는 계획이 나왔습니다. 해당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해야 하므로, 이번 물량 공급으로 접종받을 수 있는 사람 수는 85만2000명 정도로 예상됩니다. 이는 전체 북한 주민의 3%에 해당합니다.
누가 우선 맞을지를 놓고 코백스 측과 논의가 상당 수준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부 당국자는 "WHO 등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몇가지 조건에 맞게 기술적인 분류 작업이 북한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과정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또는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총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북·중 국경을 넘나드는 주민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선별한다면 이 작업에는 무게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해석입니다.
평양을 방문한 한 서방 관광객이 평양시민들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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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3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사회보험 및 사회보장법'을 채택했습니다. 당국 차원의 의료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정비한다는 취지입니다. 봉쇄가 풀리고 만에 하나 벌어질 의료 부족 사태 등을 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수입물자소독법도 채택했습니다. 국경에서 수입 물자를 들여올 때 소독 절차와 방법을 규정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 무역을 재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법입니다.
◇고려투어 "여름부터 북한 여행 가능"
고려투어 홈페이지에 7박8일간의 7월 여행 상품이 올라와있다. 〈사진=고려투어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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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또 지난 3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동해안 지구 국토건설 총계획을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엔 금강산 관광지구가 포함돼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이 대외 협상에 금강산 관광 카드를 활용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이 이처럼 대외활동에 기지개를 켜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대화나 북미대화가 조만간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옵니다.
이근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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