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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코앞에 미사일 포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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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사령부 “30조 투입, 오키나와서 필리핀까지 구축”

美, 한국에 동참 요구 가능성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6년간 273억달러(약 30조원)를 들여 동아시아에 미사일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구체적 행동에 나서는 것이어서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관할하는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오는 10월부터 시작하는 2022 회계연도부터 대중(對中) 미사일망 구축에 273억달러를 배정해 달라는 요망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인·태 사령부는 중국이 해양 진출 전략으로 일본의 오키나와에서 필리핀을 이어서 만든 제1도련선(島鏈線)을 따라 대중 미사일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조선일보

미 대(對)중국 미사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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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태 사령부는 관련 예산안에 “중국 억제를 향한 중요한 군사 능력에 (재정) 자원을 집중시킨다”며 “(중국의) 선제공격은 너무도 타격이 커서 실패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제1도련선에 대한 정밀 공격 네트워크의 구축’을 명기해 유사시 지상 배치형 미사일을 활용해 중국을 타격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군은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은 부정하고 있어 재래식 무기에 의한 중국 포위망이 구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폐기됨에 따라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중거리 미사일을 일본에 배치하는 방안을 거론해왔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군축 담당 특사인 마셜 빌링즐리는 중국을 ‘긴박한 위협’이라고 언급하면서 일본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일본은 대중 미사일망 구축을 환영하고 있다. 일본에는 주일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나 중국을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 무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일본 방위성은 유사시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난세이(南西) 제도의 미사일 부대와 장사정 미사일을 증강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 미사일망 구축은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일본·인도·호주로 구성된 안보 협력체 ‘쿼드’를 활성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중 미사일망 논의로 두 나라의 동맹은 더 굳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대중 미사일망 구축에 나설 경우, 한국의 참여를 요구할 수도 있다.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오는 15일부터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데 이 때 미사일 방어망이 논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對中 군사압박 나선 美… 중국에 3不 약속한 한국, 부메랑 맞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對中) 미사일망 구축을 추진 중인 것은 미 대중 봉쇄망이 외교·경제에 이어 군사 분야까지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3각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미국이 미사일 봉쇄망에 우리나라의 참여를 공식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이 경우 중국은 방어용 시스템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때보다 훨씬 강력하게 반발하고 한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사이에서 다시 한번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 “中 해양 주도권 야욕 용납 못해”

미국이 추진 중인 대중 미사일망은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해양 주도권을 견제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인 ‘반(反)접근·지역거부(A2/AD)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태평양상의 섬과 섬을 연결한 도련선(島鏈線)을 그어 단계적으로 미 해군 등의 활동 영역을 줄이려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 1단계인 제1 도련은 일본(오키나와)-필리핀-믈라카해협을, 제2 도련은 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 근해를 연결하는 선이다. 중국은 2020년대 초반까지 제2 도련선까지 사실상 ‘안마당’으로 삼으려고 노력해왔다.

미국은 이에 맞서 중국 본토에 배치된 ‘항모 킬러’ DF-21·26 대함 탄도미사일 등 미사일 기지, 레이더 기지, 지휘소, 랴오닝함을 비롯한 항모 전단 등을 정밀 타격하려는 전략을 수립해왔다. 미국은 제2 도련선까지의 중국 진출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오키나와, 필리핀 등 제1 도련선을 따라 중국에 대한 정밀 타격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해군과 공군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응한다는 기존 전략을 수정해 지상 발사 미사일 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 봉쇄를 위한 미국의 대표적인 미 신형 지상 발사 미사일은 중거리 순항·탄도 미사일과 ‘프리즘(PrSM)’ 등이 있다. 중거리 순항 및 탄도미사일은 2019년 미국이 INF(중거리핵전력) 조약에서 탈퇴한 직후 시험 발사를 하는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거리는 1000㎞ 이상으로 오키나와와 필리핀 등에서 중국 본토 해안을 타격할 수 있다. 프리즘 미사일은 현재 미 지상군의 대표적 전술 탄도미사일인 에이태킴스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정밀 타격 무기다. 지상 목표물뿐 아니라 중국 항모전단 등 함정도 공격할 수 있도록 개량될 예정이다. 오키나와 등 주일미군 기지나 필리핀 등지에서 중 항모 전단을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사드 때보다 훨씬 中 반발 클 것”

미국의 대중 압박은 점점 더 구체화되고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국이 21세기의 가장 큰 지정학 숙제”라고 했고, ‘가용한 모든 수단 동원’도 공언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중국을 직접 겨냥하는 미사일망 카드까지 본격적으로 꺼내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과 우방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동북아의 핵심 파트너인 한·일에 대한 동참 요구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일각에선 당장 이달 중순 미 국방·국무 장관의 한·일 방문 때 대중 미사일 방어망 참여 문제가 가시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참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경우가 그렇다.

한국의 경우 미국이 좀 더 시간을 갖고 단계적인 요청을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은 시간을 두고 미·일·인도·호주 4국 동맹 협의체인 쿼드 참여와 같은 외교적 접근, 미사일 방어(MD) 협력 강화, 그리고 공격용 미사일 배치로 순차적인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의 요청으로 신형 미사일 한반도 배치가 검토될 경우 중국은 우리 정부가 공언한 ‘3불(不) 정책’ 등을 내세워 강력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불 정책은 중국의 사드 압박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미국 MD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한·미·일에서 한국을 가장 약한 고리로 여기고 있다. 미국과 직접 맞붙기보다 한국을 전략적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019년 중거리 미사일 배치 가능성이 거론됐을 때 중국 관영 매체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총알받이가 되지 않길 바란다’며 노골적인 압박을 한 적이 있다”며 “공격 미사일 배치가 가시화될 경우 중국의 반발은 사드 배치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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