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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인상 안좋지만 맛 좋은 녀석들…‘삼세기’ 대량 인공부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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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는 ‘삼세기’ 못생긴 생김새 보고 붙여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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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이 삼세기 인공부화 연구에 나선 지 4년 만에 대량 인공부화에 성공했다. 사진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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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기고 바보 같다는 놀림말로 쓰이는 이름, 삼식이. ‘삼식이’는 물고기 ‘삼세기’의 못생긴 생김새를 보고 붙여졌다. 삼세기는 지방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다른데 전라도에서는 삼식이, 경남에서는 탱수, 강원도에서는 삼숙이라 부른다.

어류 중 가장 못생겼지만, 맛은 좋은 삼세기가 대량 인공부화에 성공했다. 5일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인공부화에 성공한 어린 삼세기 1만 마리가 강릉시 연곡면 동덕리 연구원 어류연구동 지름 5m, 2개 수조에서 자라고 있다. 현재 이 삼세기의 크기는 3㎝ 안팎이다.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은 삼세기 대량인공부화를 위해 2017년 연구에 착수해 4년 만에 성과를 냈다. 지난해 10월 말 고성군 대진 연안해역에서 교미를 마친 암컷 220마리를 확보해, 산란유도 후 80일간의 대량인공부화시험을 거쳐 지난 1월 중순 인공부화에 성공했다.



삼세기, 치어끼리 서로 잡아먹는 어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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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이 대량 인공부화에 성공한 삼세기. 사진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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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기는 육식성 어류로 치어기에도 자기보다 몸집이 작은 어류나 새우류를 먹는다. 부화 초기엔 서로 잡아먹는 ‘공식현상’으로 대량 인공종자 생산이 어려운 어종으로 꼽힌다. 인공부화에 성공한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은 앞으로 공식현상 방지를 위해 먹이를 개발하는 등 최적의 사육환경을 만들어 대량 종자생산 기술을 갖추기로 했다.

김용석 해양수산연구사는 “삼세기는 부화 초기부터 어린 고기를 잡아먹을 정도로 탐식성이 강해 대량 인공종자 생산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치어끼리 서로 잡아먹지 않도록 배합사료와 1㎝의 뚝지 치어를 먹이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사는 “최근 TV 프로그램을 통해 맛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명태처럼 크게 줄어든 어종의 대체 식품이 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완전 양식이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생산량 지난해 기준 37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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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수조에서 사육 중인 어린 삼세기. 사진 강원도수산자원연구원



삼세기는 우리나라 전 연안과 일본 중부 이북, 오호츠크해, 베링해 등의 북태평양에 분포해있다. 수심 50~200m에서 서식하며 10~12월에 산란하는 겨울 산란종이다. 이 무렵 얕은 수역으로 이동해 바위 등에 3000~1만개의 알을 낳는다.

턱과 머리, 몸에 우툴두툴한 돌기가 나 있고 몸의 앞부분은 원통형에 뒤쪽으로 갈수록 옆으로 납작해지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 특징다. 눈이 매우 크고 두 눈 사이가 깊게 파여 있다. 몸길이는 최대 35㎝까지 자란다. 주로 안강망·자망·정치망으로 잡히는데, 살이 연해 매운탕이나 속풀이국에 사용된다. 강릉을 중심으로 동해 북부지역에서는 삼숙이탕, 경남 마산에서는 향토 음식으로 탱수국, 인천 및 강화에서는 삼세기 알젓, 회무침 등으로 자주 소개되는 대표적인 서민 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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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기의 국내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약 370t, 금액으로 치면 약 11억원에 달한다. 2010년 생산량이 873t(생산금액이 23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당 위판가격은 2만~3만원, 시중에서는 4만~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엄명삼 강원도환동해본부 본부장은 “대량 인공부화 성공을 시작으로 삼세기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와 조성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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