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6594386 0022021030666594386 02 0201001 6.2.6-RELEASE 2 중앙일보 0 false true false false 1614974402000

LH 투기 의혹에 잠잠한 검찰…'검수완박' 벌써 족쇄가 됐다

글자크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5일 대검찰청에 “부동산 투기 세력의 불법 행위와 관련자의 부패범죄에 적극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은 이날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근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심각한 부패범죄인 만큼, 전 부처가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박 장관의 이날 지시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등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교통부와 LH 등 관계 공공기관의 신규 택지개발 관련 부서 근무자 및 가족 등에 대한 토지거래 전수조사를 빈틈없이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정세균 국무총리 지휘 아래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경찰청·경기도·인천시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이 꾸려져 3기 신도시 전체와 과천·안산 등 대규모 택지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다.



LH 투기의혹 수사에 국수본 전면, 檢은 기소만



중앙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합동조사단은 5일 이번 투기의혹 조사대상이 수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조사대상을 더 확대하는 부분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검찰도 시민단체의 고발이나 언론 보도로 사건을 인지했지만, 아직 잠잠하다. 박 장관이 대검에 지시한 내용도 ▶각 지검·지청에 부동산 투기 사범 전담 검사를 지정하고 ▶경찰의 영장신청을 신속히 검토하고 송치사건은 엄정히 처리하라는 게 전부였다. 경찰이 수사해서 사건을 넘기면 기소와 재판을 잘 마무리하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이날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인 이 사건을 ‘국수본 집중 지휘 사건’으로 지정해 경기남부·경기북부·인천경찰청 등 3개 청 반부패·경제수사대로 ‘부동산 투기 사범 특별수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1·2기 신도시 투기 의혹엔 검찰이 나서



중앙일보

1기 신도시 조성 당시 검찰 합동수사본부의 수사가 한창이던 1990년 10월 15일 국토이용개발 계획도면을 빼내 부동산 투기에 이용, 40억원의 전매차익을 취한 KDI직원, 부동산업자 등 9명이 구속되면서 증거물 등 앞에 서 있다. 최정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2기 신도시 개발 당시엔 검찰이 초기부터 나섰다. ‘부동산 투기 사범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사전 정보를 이용해 직접 투기에 가담하거나 투기 세력과 유착했던 공무원들을 다수 적발하는 등 성과도 올렸다. 노태우 정부 때인 1기 신도시(1989년) 조성 땐 1990년부터 수사에 돌입해 공무원 131명을 금품 수수와 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기 신도시(2003년) 조성 때도 비슷했다. 2005년 합수본을 꾸린 검찰은 전문 투기꾼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허위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해 주는 등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 27명을 적발했다.



檢 안팎 "투기는 6대 중대범죄…수사 나서야"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남아 있는 6대(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중요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검찰도 직접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LH를 산하기관으로 둔 국토부 등 행정부 자체 조사로는 공정한 조사에 한계가 있다”며 “그러는 사이 증거인멸을 위한 시간만 벌어줄 뿐”이라고 말했다. 전직 공무원이나 LH 직원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나 계좌추적·압수수색 등 강제 수단을 동원한 객관적인 물증 확보를 위해선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하단 것이다.

법조계에선 여권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을 추진하는 와중에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기에 어색한 상황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법조인은 “4·7 재·보선 때까지 엄정하게 대처하는 것처럼 하면서 김을 빼다가 선거가 끝나면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이미 시행된 수사권 조정과 앞으로 여권이 시도하는 추가 개편 논의의 향방이 이번 사건 처리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