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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뭉쳐야 산다" 구글·넷플릭스·디즈니 공세에 '동학ICT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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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지분투자 'K-앱마켓 탄생'…"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로"

넷플릭스 안방 잠식·디즈니 진출 임박…'토종 OTT협의회 출범'

네이버 올라탄 티빙 "OTT간 협업 및 합병 사례 늘 것"…콘텐츠 쿼터제 도입 목소리도

CBS노컷뉴스 김연지 기자

노컷뉴스

원스토어 지분 구조. 원스토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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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시장에서 글로벌 공룡들과 맞서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뭉치고 있다. 기술 플랫폼과 거대 자본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려는 해외 업체로부터 토종 ICT 기업이 공동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만의 차별화된 역량 강화를 위해서다.

◇ IPO 앞둔 원스토어, 통신3사 지분투자 'K-앱마켓 탄생'

이동통신3사, 네이버 등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K-앱마켓이 탄생했다. 국내 앱마켓 시장 80% 이상을 점유한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국내 통신사들이 토종 앱마켓 원팀을 꾸린 것이다.

6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원스토어에 각각 210억원(지분율 3.1%), 50억원(0.7%)을 투자한다. 확보한 지분은 3.8%다. 이번 KT와 LG유플러스의 투자로, 지분구조는 통신3사(53.9%), 네이버(26.3%), 재무적투자자(18.6%) 등으로 재편됐다. 기존 지분구조는 SK텔레콤(52.1%), 네이버(27.4%), 재무적투자자(19.4%) 등이었다.

이번 투자 배경에는 토종 앱마켓 경쟁력을 키워 국내 ICT 생태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통신3사 공감대가 있었다. 한때 각자 앱 마켓을 구축한 통신사들이 앱 유통 시장을 장악한 구글이라는 공동의 적에 맞서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통신3사의 기존 사업협력 관계가 공고해지고, 나아가 공동 책임경영 체제도 구축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2016년 출범 이후 5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총 거래액은 10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원스토어 지난해 거래액 성장률은 34.4%로 다른 글로벌 앱마켓의 성장률 대비 약 2배에 달했다. 지난해 8월 원스토어의 국내 앱마켓 시장점유율은 역대 최고치 18.3%에 달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71.2%, 애플 앱스토어는 10.5% 점유율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은 구글과 애플의 불공정 대우에 불만들이 쌓여 왔다. 원스토어는 올해 기업공개를 통해 덩치를 키워 틈새 공략에 나선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지난 5년간 공동사업자로 함께 해온 양 통신사가 주주로 참여하면서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협력이 기대된다”며 "업계와 상생하고 이용자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대한민국 대표 앱마켓으로 거듭나도록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 "각자도생으론 못 버텨"…웨이브·티빙·왓챠 뭉쳤다 '토종 OTT협의회 출범'

콘텐츠 영역에서도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있다. 국내 방송통신, 미디어 기업들은 이미 한국 안방을 잠식한 글로벌 초거대 OTT 넷플릭스, 이어 국내에 상륙이 임박한 디즈니플러스의 공세까지 막아 내야 하는 대전쟁에 직면해 있다.

이에 티빙과 웨이브, 왓챠 등 3대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산업 진흥과 규제 최소화를 위해 정책·규제 이슈 한목소리를 내는 OTT협의회를 조직했다. 경쟁 관계인 국내 OTT 업체들이 저작권 문제와 미디어 규제 이슈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자 업계 이해관계를 대변할 조직화에 나선 것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점유율은 40%대에 육박한다.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는 380만여 가구로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를 크게 앞선다.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콘텐츠에만 5억 달러(5540억 원)를 투자할 계획도 밝혔다. 여기에 디즈니+가 올해 국내 이동통신사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토종 OTT 입장에선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물량 공세와 협공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다.

이번에 출범한 OTT협의회는 앞으로 OTT 산업 발전과 사업환경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더는 각개전투로는 생존이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OTT 규제 개선 의견 개진 △저작권 제도개선 추진 △망 이용료 등 불공정 및 역차별 환경 개선 △공동 법무 및 연구 용역 추진 △R&D(연구개발) 등 사업협력 방안 도출 △정책 홍보 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활동에 돌입한다.

◇ 네이버 올라탄 티빙 "OTT간 협업 및 합병 사례 늘 것"…콘텐츠 쿼터제 도입 목소리도

국내 3대 OTT 중 하나인 CJ ENM의 '티빙(TVING)'은 네이버의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와 손을 잡았다. 티빙과 네이버는 지난 4일 네이버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콘텐츠 혜택에 티빙 무제한 이용권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250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플러스 회원들은 티빙을 따로 구독하지 않아도 7만여 개의 방송사 주문형비디오(VOD)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의 이용료를 내면 네이버쇼핑 결제금액 최대 5%를 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네이버는 영상 콘텐츠를 티빙에서 조달받아 고객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고객 잔존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티빙은 콘텐츠 유통 창구를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으로 확장하면서 매출 확대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티빙처럼, OTT업계가 필요에 따라 기업 간 협업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웨이브는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연합을, 글로벌 생태계 확대를 위해 NBC 유니버설과 파트너십 계약도 맺었다.

KT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 중인 가운데 SK텔레콤이 아마존과의 e커머스 협력을 '아마존 프라임'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왓챠는 지난해 오프라인 영화업계 1위 사업자인 CJ CGV와 손잡았다. 티빙은 JTBC와 네이버 외에 추가 파트너도 물색 중이다.

더 나아가 토종 OTT기업 간의 합병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토종 OTT 간의 합병 필요성은 그동안에도 지속해서 제기됐던 상황이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이동통신(MNO)사업대표 겸 콘텐츠웨이브 이사는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하면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다"며 합병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 OTT 플랫폼 생존을 위해 콘텐츠 쿼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콘텐츠 쿼터제는 자국 콘텐츠 편성 비율을 일정 수준 강제하는 것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OTT 콘텐츠 의무 편성(OTT 콘텐츠 쿼터제)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유럽에서는 이미 문화적 다양성 보호를 이유로 자국 콘텐츠 의무 편성 비율을 30%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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