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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대놓고 방역수칙 어기라는 골프장…배짱영업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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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팀 예약조건으로 클럽하우스 내 '단체식사' 요구

해외골프 막히면서 국내 골프장들 코로나19 최대 수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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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5인 이상이 함께 식당 이용을 못하도록 하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골프장에서 대놓고 어기라고 하네요."

고교동창 10여명과 매월 한번씩 골프를 치며 친목을 다지는 직장인 전모씨(49).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그는 3월 말 골프 일정을 잡기 위해 최근 전남의 한 골프장과 예약을 논의하던 중 황당한 제안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해당 골프장 예약 담당은 "단체팀 운동을 예약하려면 참석자 모두 클럽하우스에서 식사 한끼를 하는 조건이 있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전씨는 5명 이상이 함께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언급했지만 해당 골프장 직원은 "식사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단체팀 예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강조할 뿐이었다.

정부는 지난 달 15일부터 비수도권 거리두기 조정방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5명부터 사적모임을 금지하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에 5명 이상 예약 및 동반입장을 금지토록 했다.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 식당 역시 이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

전씨는 "가급적이면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대안이 없는지 고민하면서 골프장 측과 방안을 논의하던 중에 단체식사를 해야 한다는 제안에 황당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골프여행이 막히면서 국내 골프장들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자 가격인상 등 골프장의 배짱영업에 골퍼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골프인구는 515만명으로 국민 10명 중 1명이 골프를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골프인구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나라별 입국 제한조치가 지속되면서 연간 215만명으로 추산되는 해외 골프 인구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국내 골프장들의 배짱영업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들이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지나치게 그린피를 인상했다는 지적을 받은 데 이어 3월 들어서면서 동시다발적으로 한번 더 그린피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골프장 내 식음료 가격 역시 터무니없이 오르고 있고 이미 경기보조원(캐디)의 비용도 일괄적으로 1만원씩 올린 상황이다.

골퍼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골프장에 대한 정부당국의 감독강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오르기도 했다.

주말골퍼인 직장인 박모씨는 6일 "비용도 저렴해지면서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했는데 골프장들이 최근 코로나 사태를 틈 타 무차별적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며 "일부 상류층만이 즐기는 스포츠로 회귀할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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